엄숙하고 차분하게, '그날' 이후 첫 대형이벤트[KS1 현장속으로]

황혜정 2022. 11. 2.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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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1시간 일찍 나왔어요. 사람 많은 지하철 타기도 무서워서요."

지난 1일 한국시리즈(KS)1차전을 앞두고 대학생 노지현(23)씨는 평소보다 일찍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이에 대해 SSG 관계자는 "정규시즌 기간 100명이었던 안전 요원 인력을 한국시리즈 만원 관중을 대비해 190명까지 늘리고자 했다. 그러던 와중 참사가 발생했고, 안전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KBO의 권고를 받아들여 230명까지 추가 증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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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 경찰 인력이 배치됐다. 이태원 참사로 인한 안전 조치 차원에서다. 문학 | 황혜정기자.
[스포츠서울 | 문학=황혜정기자]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나왔어요. 사람 많은 지하철 타기도 무서워서요.”

지난 1일 한국시리즈(KS)1차전을 앞두고 대학생 노지현(23)씨는 평소보다 일찍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대학교 중간고사가 끝나 즐겁게 큰 경기를 관람하려 했으나 (지난 29일 이태원에서)안타까운 참사가 벌어졌다. 내 또래들이라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이어 “이곳 랜더스필드로 오는 지하철 속 밀집된 인파에 갇히는 게 두려워 일찍 출발했다. 마음은 무겁지만 KS니 만큼 조용히 즐겁게 관람하다 가겠다”고 덧붙였다.
1일 고용된 구장 안전요원들이 경기 시작에 앞서 사전 안전 교육을 받고 있다. 문학 | 황혜정기자.
지난 29일 서울 한복판인 이태원에서 믿기 힘든 비극이 발생했다. 압사 사고로 1일 오후 기준 156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KS를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KBO(한국야구위원회)가 KS가 열리는 랜더스필드와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해 안전 점검에 나섰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인천 소방서에서는 119 구급차 1대와 의료인력을 지원했다.

경찰 인력도 투입됐다. 인천 미추홀, 연수, 남동 3개 경찰서에서는 경비 및 교통체증 감소와 안전사고 대비를 위해 필요 인력을 지원했다. 경기장 내 경찰 인력이 수시로 순찰을 돌았다. 그러나 이들이 경기·안전요원처럼 특별한 통제를 한 건 아니었다.
1일 SSG랜더스 필드 앞에 출동한 구급차와 소방차. 문학 | 황혜정기자.
KBO와 SSG는 안전요원을 기존 인원 100명에서 2배 이상 증원해 230명까지 늘렸다. 이에 대해 SSG 관계자는 “정규시즌 기간 100명이었던 안전 요원 인력을 한국시리즈 만원 관중을 대비해 190명까지 늘리고자 했다. 그러던 와중 참사가 발생했고, 안전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KBO의 권고를 받아들여 230명까지 추가 증원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진행·안전 요원들은 경기 3시간 전 집합해 안전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맡은 경호 업체 관계자는 이들에게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안전’”이라며 “여러분도, 관중들도 절대 다쳐서는 안 된다. 특히 입·퇴장 시 질서 유지를 잘 관리해달라”고 거듭 말했다. 경호 업체 관계자는 “참사 이후로 ‘안전’에 더 신경 쓰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이에 진행·안전요원들에게 ‘안전’을 평소보다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SSG 선수들과 관중들이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 전 이태원 사고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경기 시작 전 애국가 제창에 앞서 이태원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의 시간이 주어졌다. 경기장 내 크게 울려퍼지던 응원가 앰프 소리도 없었다. 시구 행사도, 치어리더 공연도 진행하지 않았다. 경기장에 울려퍼진 건 오로지 육성 응원 뿐이었다. SSG 관계자는 “이날 SSG 응원석의 응원은 팬들의 자발적인 응원이었다. 응원단장이 계시긴 했지만 안전한 관람을 위한 안내만 했을 뿐 응원을 지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모자에 검은 리본을 단 채 경기를 치른 SSG와 키움 선수단도 적극적인 세리머니를 자제했다. SSG 최정은 3회말 키움 선발 안우진을 상대로 솔로포를 뽑아냈지만, 한 손을 번쩍 들었을 뿐, 별다른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랜더스필드 관계자들도 홈구장에서 SSG 선수가 홈런을 치면 불을 끄고 라이트를 비춰주던 기존과 달리 이날은 아무런 이벤트도 벌이지 않았다.

경기는 역전의 연속 끝에 키움의 7-6 승리로 끝났다. 기나긴 경기는 엄숙하고 차분하게 시리즈 첫 막을 내렸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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