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기간 중 정쟁 자제해야"…'국가책임론'에 말 아끼는 與
"추모하고 사고 수습에 집중할 때"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희생자 수가 156명에 달하는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등은 이번 참사가 예고된 인재였다는 비판을 제기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과 지침으로 여론도 싸늘하다. 국민의힘은 말을 아끼며 추이를 지켜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우선 사고를 수습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사고 수습에 집중할 때"라며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국가 역량을 모을 수 있도록 국민께서도 많이 힘드시겠지만 같이 마음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다만 정부의 책임론에는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주무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 논란에 대해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적했다. 그는 "애도 기간(5일까지)에 정쟁을 지양해야 한다. 사고 원인과 책임 문제는 5일 이후 논의될 것이기에 그전까지는 제 의견을 말씀드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야권은 정부와 지자체의 사전 대비가 부실했기 때문에 참극이 벌어졌다며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많은 시민이 핼러윈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으로 몰릴 것이 예상됐음에도 사전 안전대책이 미흡했다며 정부 책임론을 띄우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축제 주최 측이 없었다는 입장을 내는 등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사고가 아니었다"라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제가 최근 언론 브리핑 과정에서 드린 말씀으로 적지 않은 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고 발생 18시간 만에 입장을 냈던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주최자가 없으니 축제가 아닌 현상"이라는 발언을 두고도 공분이 일었다. 참사 사흘 만에 입장문을 내어 "애도 기간이 끝나고 사고 수습이 완료되면 구청 차원에서 사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향후 면밀한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면서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야당은 정부가 관계기관에 내려보낸 지침도 문제 삼고 있다. 정부는 '이태원 참사'를 '이태원 사고'로, '희생자'를 '사망자'로 용어를 통일해 사용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회의에서 "정부가 명백한 '참사'를 '사고'로 표현해서 사건을 축소하거나, '희생자'를 '사망자'로 표현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이 중단된 정쟁에 다시 시동을 거는 모습을 보인다. 정부를 향한 비판 여론도 적잖다. 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메시지 관리가 잘 안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더는 말을 삼갔다. 유승민 전 의원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는 헌법 조문을 내걸고 정부를 직격했다.
정치권에서는 참사에 대해 경찰과 지자체의 대비가 부족했다는 책임론이 커지는 만큼 추모 기간이 끝난 이후 본격적으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참사 책임을 묻는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도 철저한 진상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여당도 대통령실과 같은 기조를 보인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야당의 정부책임론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우선 국가 애도 기간까지 추모하고, 사고 수습 피해자의 트라우마 심리 치료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때까지는 말을 아끼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책임론을 제기한다고 해서 우리가 꼭 맞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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