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홍원기 감독의 '아저씨 야구'…"매 경기 내일은 없다"

이대호 2022. 11. 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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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영화 '아저씨'에서 주인공 차태식(원빈 분)은 "내일만 사는 자는 오늘만 사는 자한테 죽는다"는 명대사를 남겼다.

유행어가 된 이 대사대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무대까지 밟은 키움 히어로즈는 '오늘만 사는' 야구로 우승 확률 76.3%의 1차전을 잡았다.

홍 감독은 경기 후 "단기전이고, 1년 동안 마무리를 했고, 김재웅 덕에 여기까지 왔다. 매 경기 내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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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키시 불펜 투입·김재웅 2이닝 마무리' 총력전으로 KS 1차전 승리
하이파이브하는 홍원기 감독-전병우 (인천=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7-6 승리를 거둔 키움 홍원기 감독이 전병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2.11.1 superdoo82@yna.co.kr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10년 영화 '아저씨'에서 주인공 차태식(원빈 분)은 "내일만 사는 자는 오늘만 사는 자한테 죽는다"는 명대사를 남겼다.

유행어가 된 이 대사대로,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무대까지 밟은 키움 히어로즈는 '오늘만 사는' 야구로 우승 확률 76.3%의 1차전을 잡았다.

키움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KS 1차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7-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특히 6-5로 앞선 9회말 대타 김강민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한 김재웅을 믿고 끝까지 경기를 책임지게 한 장면은 홍원기(49) 키움 감독의 뚝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김재웅은 7-6으로 다시 리드를 잡은 10회말에도 마운드를 지켰고, 2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환호하는 키움 김재웅 (인천=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연장 10회말 2사 1, 3루 상황 키움 김재웅이 SSG 김강민을 땅볼아웃으로 처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2022.11.1 yatoya@yna.co.kr

이때 김강민이 타석에 다시 등장했는데도 키움 벤치는 김재웅을 그대로 밀고 나갔고, 결국 김재웅은 투수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김재웅은 마무리 투수임에도 2이닝 동안 47구를 던졌다.

홍 감독은 경기 후 "단기전이고, 1년 동안 마무리를 했고, 김재웅 덕에 여기까지 왔다. 매 경기 내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때라면 하루 휴식이 필요하지만, 홍 감독은 "내일도 일단 준비시킨다"고 선언했다.

말 그대로 '내일이 없는' 총력전이다.

안우진과 함께 팀의 '원투펀치'로 활약한 에릭 요키시를 과감하게 불펜으로 돌린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결과는 1⅓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좋지는 않았지만, 흐름을 바꾸기 위한 키움의 승부수가 돋보였다.

홍 감독은 "원래 계획은 안우진 뒤에 승부처가 오면 뒤에 요키시를 붙이려 했다"며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나갔다"고 말했다.

역투하는 요키시 (인천=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5회말 키움 요키시가 역투하고 있다. 2022.11.1 superdoo82@yna.co.kr

키움은 혈투 끝에 경기를 잡았지만, 에이스 안우진이 손가락 물집으로 2⅔이닝 2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홍 감독은 "중지 물집이 벗겨진 상태다. 속살이 보여서 하루 이틀 지나고 경과를 봐야 한다"면서 "피가 나서 (준PO 1차전 때보다) 더 심각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4-5로 끌려가던 9회초 대타로 등장해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린 전병우는 이날 키움 승리의 일등 공신이다.

홍 감독은 "극적인 승부 때 꼭 큰일을 해준 선수다. 마지막 장타 기대하는 마음에 대타 썼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반겼다.

키움은 1차전에서 승리했어도 여전히 '도전자'다.

1차전 승리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지만, 홍 감독은 "확률은 의미가 없다. 매 경기 흐름을 읽고 승부처에 모든 걸 쏟아붓는 자세로 임한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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