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를 계속 빼앗겨도 누군가 잡아온다···키움의 ‘미친 가을’[KS1 승부처]

안승호 기자 2022. 11. 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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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전병우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 SSG와의 경기에서 9회초 역전 2점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환호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승패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장면 하나하나에 집중도가 높아지는 포스트시즌에는 승부처가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1일 SSG와 키움의 한국시리즈 문학 1차전, 상식적이라면, 또 보편적이라면 키움이 이기는 흐름은 아니었다. 그런데 키움이 또 이겼다.

키움은 4-5로 뒤지던 9회초 1사 1루에서 대타 전병우의 좌월 투런홈런으로 6-5로 리드를 잡았지만 마무리 김재웅이 등판한 9회말 SSG가 1사 뒤 낸 대타 김강민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맞아 다시 6-6 동점을 허용했다.

키움은 선발 안우진이 오른손 중지 물집으로 3회 2사 뒤 급작스럽게 강판한 뒤 에릭 요키시와 최원태 등 마운드의 승부수들을 이미 쏟아붓고 마무리 김재웅까지 올려놓은 상황. 그에 반해 SSG는 선발 김광현이 5.2이닝을 던진 뒤 문승원-김택형-노경은 등 기본 불펜투수들을 투입한 끝에 비장의 카드로 아껴둔 선발 자원 숀 모리만도를 등판시킨 뒤였다.

6-6에서 접어든 10회 이후 연장 승부에서는 SSG가 여러모로 유리해 보였다.

그러나 아니었다. 키움은 SSG 마운드에 모리만도가 버틴 10회초 2사 1·2루에서 전병우가 다시 한번 때린 좌전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고, 10회말에는 2사 1·3루로 몰리고도 김재웅이 실점 없이 이닝을 버텨 7-6으로 1차전을 가져왔다.

준플레이오프부터 이변의 레이스를 하고 있는 키움은 계산 밖의 지점에서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

이날도 0-2로 뒤진 3회 안우진이 조기 강판할 때만 하더라도 키움은 1차전을 쉽게 내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키움은 5회 송성문의 적시타에 이은 SSG 우익수 한유섬의 실책과 포수 김민식의 패스트볼로 동점을 만들었다.

2-3이던 6회 다시 김태진과 이지영의 적시타로 4-3으로 전세를 뒤집은 뒤에도 6회말 유격수 김휘집의 실책 여파로 동점을 내주고 8회 오태곤의 희생플라이로 4-5로 리드를 빼앗겨 승기를 내주는 듯 했지만 다 넘겨줬던 흐름을 9회 되찾았다. 9회 리드를 가져온 한방이 대타 전병우의 투런홈런이었다.

이를테면 크레이지 모드다. 플레이오프에서 LG를 잡았을 때는 물론, 준플레이오프 KT전을 치를 때만 하더라도 키움은 열세로 평가된 흐름을 바꾸는 괴력을 보였다. 현재까지는 키움 야구에 기술적인 것 외에 또 다른 ‘기운’이 작용하고 있다.

문학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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