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같은 동생"에 "할머니 용돈주던 손녀"까지...가족 잃은 사연들

김다현 2022. 11. 1. 23: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이태원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천사 같은 동생부터, 할머니에게 용돈을 주던 손녀까지, 다신 만날 수 없는 현실에 유가족들은 큰 슬픔에 잠겼습니다.

김다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단둘이 살던 애틋한 동생을 영정 사진으로 마주해야 하는 현실을, 형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참사 다음 날 우연히 회사 동료에게 들은 이태원의 비극.

[박 모 씨 / 희생자 형 : 회사 동료랑 담배 피우면서 얘기하다가 이태원에 큰 사건이 일어났다. 그래서 '어 그래?']

전날 집에 들어오지 않은 동생이 머릿속에 떠올랐을 땐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박 모 씨 / 희생자 형 : (동생)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죠. 그랬더니 형사가 받더라고요. 분실 폰이라고.]

형제는 평생 함께 살고 싶을 만큼 우애가 남달랐습니다.

[박 모 씨 / 희생자 형 : 싸우지도 않았고 그냥 내가 동생을 너무 사랑했으니까. 항상 고마운 동생이었으니까.]

손녀를 먼저 떠나보낸 할아버지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밝게 자라준 손녀의 어릴 적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이 모 씨 / 희생자 할아버지 : 할머니하고 살았고 어렵게 어렵게 학교 다녀서 이제 졸업하고 취직하니까 이런 사고가 났지.]

정이 많던 손녀는 어른이 돼서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살갑게 챙겼습니다.

속 한 번 안 썩이고 취직해 용돈까지 쥐어 주던 손녀를 다신 볼 수 없단 생각에 하늘이 무너져 내립니다.

[이 모 씨 / 희생자 할아버지 : 돈이라면 안 쓰고 꼭꼭 모았어요. 어렵게 컸거든요. 꼭꼭 모아서 자기도 좀 잘 살아보려고. 할머니 용돈도 한 달에 30만 원 줬다고 하더라고요.]

누구도 더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길 바라는 할아버지가 세상에 꼭 전하고 싶은 말입니다.

[이 모 씨 / 희생자 할아버지 : 사전 준비를 더 확실히 했으면 이 참사가 안 났을지도 모르는데 (대책이) 좀 미적지근하고. 앞으로는 더 관리를 잘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교복을 입은 열여덟 살 학생들이 친구의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중간고사를 마치고 스트레스를 풀려고 찾았던 이태원이 생의 마지막 장소가 됐습니다.

효심 깊은 외아들을 떠나보낸 가족들은 친구들의 조문을 받은 이 순간이 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을 빼앗아간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 대책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아야 하는 건 더는 이리 황망하게 우리의 가족을 떠나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김다현 (hongkiza@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