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역대 최고령 홈런 신기록’ 가을짐승의 이유있는 자신감 [KS1]
“끝나보면 알 겁니다. 굳이 그걸 말로 해야 하나요.”
SSG 랜더스의 김강민(40)이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9회 말 동점 솔로 아치로 PS 역대 최고령 홈런 기록(40세 1개월 19일)을 새롭게 썼다.
비록 팀이 6-7로 재역전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김강민만큼은 9회 또 한 번 해결사인 동시에 PS 무대만 오면 펄펄 나는 ‘가을 짐승’의 면모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비록 스스로 경기를 끝내지 못했지만 또 한 번 KS 활약을 기대하는 한 방이었다.
1일 경기 SSG는 안우진(키움)을 상대로 SSG는 추신수(지명타자)-최지훈(중견수)-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후안 라가레스(좌익수)-박성한(유격수)-최주환(1루수)-김성현(2루수)-김민식(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SSG의 ‘비밀병기’인 동시에 가을야구에서 가장 기대되는 자원이 있었다. 바로 양 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PS 경험을 가진 ‘짐승’ 김강민이다.
김강민은 한국시리즈 37경기를 비롯해 총 66경기의 포스트시즌을 소화했다. 단연 양 팀 가운데 독보적인 기록이다. SSG 야수 가운데선 최정 1명만이 67경기로 김강민보다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특히 한국시리즈로 한정하면 키움 선수들과의 경기 경험 격차가 훨씬 더 커진다.
KS 1차전을 앞두고 만난 김강민의 모습은 베테랑의 여유가 뚝뚝 흘렀다. 덤덤하게, 또 한편으로는 쑥스러운 듯 취재진을 맞은 김강민은 “똑같은 것 같다. 크게 다를 것 없이 비슷하다”라며 “직행한 건 오랜만인데 ‘준비하는 시간이 좀 길구나’라는 그 정도 생각밖엔 없었다. 올해는 특별한 것 없이 그냥 조용히 가고 싶다. 매년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올해는 후배들이 잘할 것 같다”면서 팀의 선배이자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속내를 전했다.
그러면서 김강민은 PS 최고령 홈런 신기록에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아니다. 그런 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강하게 손사래를 친 이후 “우리 팀 주전 선수들이 잘 할 것 같다. 또 내게 어떤 기회가 온다면 잘 하려고 노력하겠다”며 담담히 팀 승리에만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언행불일치였다. 정작 김강민은 9회 결정적인 순간이 오자 여지 없이 해결사의 면모를 보이며 기록을 새롭게 썼다. 9회 1사 주자 없는 상황 김강민은 김재웅의 4구째 140km 직구를 받아쳐 좌월 동점 아치를 그렸다. 경기를 6-6, 동점으로 만드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또한 이 홈런은 KS 11호 PS 통산 26호 대타 홈런인 동시에 만 40세 1개월 19일의 나이로 PS 역대 최고령 홈런 기록을 새롭게 쓰는 것이기도 했다. 김강민 이전까진 최동수(SK)가 2011년 10월 28일 KS 3차전 삼성과의 경기에서 때린 만 40세 1개월 17일의 홈런이 역대 최고령 홈런 기록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불꽃이 튀었던 ‘패기’ VS ‘관록’의 입담 대결에 대해서도 이유 있는 자신감을 전했다. 이정후(키움)가 ‘젊음과 패기’를 강조한 것에 대해 한유섬이 ‘우리는 짬이 있다’고 한 표현에 대한 부연으로 김강민은 “끝나보면 알 거다. 그걸 굳이 내 입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나. 결과 나오는 것 보고 이야기 하면 된다”면서 당당한 자신감을 내비친 이후 “어찌됐든 패기라는 건 좋은 무기고,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내 나이에 부럽다”며 여유 있게 웃어보였다.
스스로의 가을야구에 대한 자신감도 자신감이지만 동료들에 대한 믿음도 크다. 김강민은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다들 잘 움직인다’는 것”이라며 “스스로 워낙 준비를 잘하기 때문에 굳이 내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잘 한 것 같아서 결과는 잘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아쉽게도 김강민의 이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9회 말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경기를 연장 승부로 끌고 갔지만 10회 초 숀 모리만도가 1실점을 했다. 김강민도 10회 말 2사 1,3루의 마지막 기회서 투수 땅볼로 물러났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인천=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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