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대결이 불펜대란으로···‘가을 소방수’ 김재웅이 끝냈다[KS1]

키움 김재웅이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0회말 경기를 끝낸 뒤 포효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2022 한국시리즈가 불펜 대란으로 문을 열었다. 그 첫승을 키움이 잡았다.

키움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SSG를 7-6으로 이겼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승리한 38개 팀 중 29개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키움은 76.3%의 확률을 잡았다.

1차전부터 연장전을 치르고, 역대 포스트시즌 최초로 대타 홈런이 2개나 나오고 함해 홈런 3방이 쏟아졌다. 리그 최고 에이스인 김광현(SSG)과 안우진(키움)이 나란히 선발 등판했으나 불펜전이 됐다.

키움은 에이스 안우진이 2.2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간 비상 사태에서 SSG 에이스 김광현을 뚫었다.

안우진은 투구 중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잡혀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힘차게 출발해놓고 2회말 볼넷 2개를 내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SSG가 틈을 파고들었다. 2사 1·2루에서 8번 김성현이 중전 적시타를 때려 선취점을 뽑았다. 3회말에는 2사후 최정이 안우진의 강속구를 받아쳐 우중간 펜스 뒤로 넘기며 2-0을 만들고 안우진을 강판시켰다.

키움은 안우진이 일찍 내려왔는데도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후 접전을 만들었다. SSG 선발 김광현은 5회 1사후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쳤으나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2사 1루에서 9번 송성문의 타구를 SSG 우익수 한유섬이 잡았다 떨어뜨리며 더듬는 사이 1루주자 김휘집이 홈까지 파고들었다. 2사 1·3루에서는 포수 김민식의 패스트볼로 3루주자 송성문이 홈인, 2-2 동점을 만들었다.

안우진에 이어 양현을 투입했던 키움은 동점이 되자 3차전 선발이 유력한 에릭 요키시를 5회말 투입했다. 총력전을 시작했다. 2사 1루에서 최정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1점을 내줬지만 6회초 다시 뒤집었다. 2사 1루에서 김태진이 적시 2루타를 쳤다. 타구를 잡으려던 중견수 최지훈이 미끄러지면서 1루주자 이정후가 홈까지 내달렸다. 이어 이지영까지 적시타를 치면서 김광현을 5.2이닝 만에 5안타 3볼넷 6삼진 4실점(2자책)으로 끌어내렸다.

4-3으로 뒤집은 키움은 6회말 2사 3루에서 김성현에게 적시타를 맞아 4-4 동점, 8회말에는 무사 2·3루에서 오태곤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다시 4-5 역전을 당했다. 응원단 없이도 펄펄 끓어오르는 인천 홈팬들의 뜨거운 함성에 승기는 SSG로 넘어간 듯했다.

그러나 승부는 다시 시작됐다. 9회초 1사 2루에서 대타 전병우가 노경은을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때려 키움이 6-5로 승부를 뒤집었다. 키움은 마무리 김재웅을 투입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까지 4경기 연속 세이브를 거두며 이번 가을 최고의 소방수로 떠오른 김재웅으로 경기를 끝내려 했으나 또 홈런이 나왔다. 1사후 SSG가 투입한 대타 김강민이 4구째 직구를 퍼올려 좌측 펜스 뒤로 넘겨버렸다. 김강민은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령 홈런 타자(40세 1개월 19일)가 됐다.

그러나 연장 10회 다시 전병우가 승부를 냈다. 마무리 없는 SSG도 선발 모리만도를 9회에 불펜으로 투입해 승부를 걸었으나 10회초 2사 1·2루에서 전병우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7-6으로 균형을 깼다. 9회 27개나 던지며 블론세이브를 했지만 결승점은 내주지 않은 김재웅은 10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사1·3루 위기에서 김강민의 땅볼을 직접 잡아 1루로 송구, 경기를 끝냈다. 2이닝 역투를 마친 김재웅은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을 향해 힘껏 포효했다.

인천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