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으로 다 이겨낼 순 없었다, 결국 탈 난 안우진

안형준 2022. 11. 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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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인천)=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투혼은 여기까지였을까. 안우진이 결국 '탈'이 났다.

키움 히어로즈는 11월 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키움은 이날 연장 10회 접전 끝에 7-6 승리를 거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1차전에 '필승 카드'를 내세웠다. 올가을 등판이 곧 승리로 이어지는 팀의 절대 에이스 안우진이었다. 로테이션 순번상으로는 플레이오프 2차전 등판 후 긴 휴식을 취한 요키시가 나설 차례였지만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을 선발로 선택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최악에 가까운 결과가 나왔다. 안우진은 1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아냈지만 2회 볼넷이 빌미가 돼 1실점했고 3회에는 2사 후 최정에게 홈런까지 얻어맞았다. 아웃카운트 8개를 잡아내는 동안 2점을 내줬다. SSG가 '빅게임 피처'인 에이스 김광현을 내세운 만큼 2점은 결코 작은 점수차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실점이 아니었다. 안우진은 최정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마운드에서 코칭스태프를 만났다. 트레이너까지 마운드로 향한 키움은 결국 불펜을 향해 손짓을 했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안우진의 유니폼에는 피가 묻어있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불거진 물집 문제가 다시 터진 것. 키움 구단 측은 안우진이 오른손 중지 물집 문제로 마운드를 내려왔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등판한 안우진은 4일을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두 경기 연속 휴식이 짧았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5차전을 맡은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5일을 쉬었지만 준플레이오프 5차전과 플레이오프 3차전 사이에는 휴식일이 4일이었다.

메이저리그는 4일 휴식 후 등판이 일반적이지만 KBO리그 투수들은 아니다. 4일 휴식 후 등판이 익숙하지 않다. 월요일 휴식일이 정해진 시즌 일정상 대부분의 선발등판을 5일 이상 휴식을 취한 뒤 갖는다. 안우진 역시 마찬가지. 올시즌 196이닝을 투구한 것은 안우진이 등판하면 긴 이닝을 책임지는 '이닝이터'였기 때문이지 등판 간격이 좁았던 탓이 아니었다.

익숙하지 않은 짧은 휴식에 손가락 문제까지 안고 있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을 투구한 뒤 물집 문제로 마운드를 내려왔던 안우진은 이후 마운드에서 심각한 문제를 겪지는 않았지만 키움은 안우진의 손가락 상태를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큰 문제없이 마친 안우진은 한국시리즈 1차전 중책을 맡았지만 결국 제대로 '탈'이 났다.

짧은 휴식은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선택한 홍원기 감독의 고육지책이자 안우진의 투혼이었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 등판한 애플러는 1차전 선발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고 포스트시즌만 되면 작아진 요키시는 불안했다. 마운드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 안우진에게 추가 휴식을 부여했겠지만 키움과 홍원기 감독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SSG의 2차전 선발투수인 폰트에게 키움이 올시즌 내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홍원기 감독은 1차전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안우진에게 문제가 생긴 키움은 1승을 거뒀지만 위기에 몰렸다. 엔트리에 선발투수는 안우진을 포함해 3명 뿐이고 요키시는 불안하다. 안우진의 손가락 상태가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다면 키움은 사실상 남은 시리즈를 믿을 수 있는 선발투수 없이 치를 수 밖에 없다. 이날 안우진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가며 불펜 소모도 극심했다.

올가을 매 등판마다 팀에 승리를 안기며 키움 '승리의 상징'이 된 안우진이었고 이날 경기도 결국 키움이 승리했다. 하지만 결국 '투혼'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한 안우진은 끝내 피를 흘리며 한국시리즈 마운드를 내려왔고 키움은 올가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사진=안우진)

뉴스엔 안형준 markaj@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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