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우, 역전 홈런에 결승 적시타 '원맨쇼'...키움, KS 1차전 잡았다
키움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위팀 키움히어로즈와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9회초 대타 역전 투런포에 이어 10회초 결승 적시타를 때린 전병우의 원맨쇼에 힘입어 7-6, 1점 차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을 잡은 키움은 구단 역사상 첫 KS 우승을 위한 7부 능선을 넘었다. 역대 38차례 KS(1982년 1차전 무승부 제외·1985년 삼성 전·후기 통합 우승으로 미개최)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9번이나 된다. 확률은 76.3%에 이른다.
김광현(SSG)과 안우진(키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그런데 두 투수 모두 운이 따르지 않았다.
먼저 마운드를 내려간 쪽은 안우진이었다. KT위즈와 준플레이오프 때 문제를 일으켰던 손가락 물집이 재발해 안우진을 괴롭혔다.
1회말을 삼자범퇴 처리한 안우진은 2회말부터 주무기 강속구를 자신있게 뿌리지 못했다. 변화구 위주로 던지다 볼넷 2개를 내준 뒤 2사 1, 2루에서 김성현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3회말에는 최정에게 우중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아 실점이 2점으로 늘어났다. 홈런을 내준 뒤 투수코치가 트레이너와 함께 올라왔다. 안우진의 손가락은 물집이 터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유니폼 하의에도 선혈이 묻어있었다. 아쉬움 속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2⅔이닝 2피안타(1홈런) 2볼넷 4탈삼진 2실점.
김광현은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다. 5회초 1사 후 이지영에게 우전안타를 내주기 전까진 노히트노런이었다. 그런데 수비가 말썽을 일으켰다. 2사 1루 송성문의 우전안타 때 우익수 한유섬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2루수 김성현의 홈송구도 옆으로 한참 빠졌다.
엉성한 수비가 두 차례나 겹친 사이 1루 주자 김휘집은 행운의 득점을 올렸다. 계속된 2사 3루에선 포수 김민식의 패스트볼이 나왔다. 김광현이 내준 5회초 2실점은 모두 비자책이었다.
6회초에도 김광현은 2점을 내줬다. 이번에도 중견수 최지훈의 어설픈 수비가 도마위에 올랐다. 실책으로 공식 기록되진 않았지만 김광현의 멘탈을 흔들었다
김광현은 4실점한 뒤 6회초를 마치지 못하고 교체됐다. 5⅔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 4실점(2자책점)을 내줬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김광현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후 승부는 불펜 싸움에 접어들었다. SSG는 3-4로 뒤진 6회말 김성현의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 다름없게 됐다.
경기 후반 먼저 미소 지은 쪽은 SSG였다. SSG는 8회말 선두타자 라가레스와 박성한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오태곤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라가레스를 홈에 불러들여 동점 균형을 깼다.
SSG는 1점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9회초 베테랑 노경은을 마운드에 올렸다. 키움은 포기하지 않았다. 선두타자 김태진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다음타자 이지영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스코어링 포지션을 만들았다.
키움은 김휘집을 대신해 대타 전병우를 기용했다. 신의 한 수였다. 전병우는 노경운은 초구 몸쪽 높은 137km짜리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좌측 외야 펜스를 훌쩍 넘기는 역전 투런홈런이 됐다.
SSG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9회말 올라온 키움 마무리 김재웅을 공략했다. 첫 타자 추신수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대타 김강민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김강민은 김재웅의 4구째 141km 직구를 받아쳐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승부는 다시 6-6 원점이 됐다.
길었던 승부는 연장전에 가서야 마침표가 찍혔다. 마지막에 웃은 쪽은 키움이었다. 10회초 공격에서 키움은 푸이그의 좌전안타와 이지영의 볼넷으로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전병우였다. 9회초 대타로 나와 역전 투런포를 터뜨린 전병우가 SSG 구원투수 모리만도의 6구 슬라이더를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2루 주자 푸이그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홈에서 세이프된 뒤 크게 포효했다.
10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재웅은 1사 후 김성현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다음타자 하재훈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추신수에게 다시 우전안타를 맞고 2사 1, 3루에 몰렸다.
타석에는 앞선 타석에서 동점홈런을 때린 김강민이 들어섰다. 하지만 김재웅은 김강민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KS 2차전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다. SSG는 올 시즌 13승 6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한 윌머 폰트, 키움은 6승 8패 평균자책점 4.30의 성적을 거둔 타일러 애플러가 선발로 나선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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