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수출마저 2년만에 줄었다 …'맏형' 반도체도 17% 뚝
수출 감소 쇼크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이 2년 만에 감소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침체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 그 여파로 지난달 무역수지는 약 67억달러 적자를 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7년 이후 25년 만에 7개월 연속 적자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 증가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출마저 둔화되면서 무역적자의 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2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24억80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5.7% 감소했다. 2020년 11월 이후 지난 9월까지 23개월 연속 증가하던 수출액이 2년 만에 줄어든 것이다.
반도체와 철강 등 주력 품목 수출액이 크게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92억30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7.4% 줄었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액(43억8000만달러)은 아직 증가하고 있지만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44억7000만달러)이 지난 7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석유화학 수출액도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철강 수출액(26억7000만달러)은 미국·중국·유럽연합(EU) 등에서 수요가 둔화하며 20.8% 줄었다. 석유화학(37억3000만달러)은 전방산업 수요 감소 등으로 제품가격이 하락하면서 25.5% 줄었다. 이 밖에 컴퓨터(9억달러)와 가전(6억2000만달러)도 각각 37.1%, 22.3%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49억2000만달러)와 2차전지(8억달러) 수출액은 각각 28.5%, 16.7% 늘었다.
지난달 수입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9% 늘어난 591억8000만달러였다. 에너지 수입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달 3대 에너지원인 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작년 동기보다 42.1% 많은 15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올 들어 지난달까지 1587억달러로 작년 대비 716억달러나 증가했다.
지난달 대(對)중국 무역적자도 올 최대 적자 폭을 나타냈다.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 5∼8월 연속 적자였다가 9월에 '반짝 흑자'로 전환했지만 지난달 다시 12억5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무역적자가 계속되자 정부는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대외 여건 악화로 교역이 둔화되면서 수출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반도체 단가 급락이 정보통신(IT) 비중이 높은 우리 수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증가세로 반전하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글로벌 경기 여건이 개선될 때 수출이 빠르게 반등하도록 수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 일환으로 한국 수출을 이끌어갈 5대 분야에 대한 대응책을 언급했다.
이날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주요 기관이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단기간에 한국의 수출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해 총력 지원할 것"이라며 "에너지 수요가 높은 동절기를 맞아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산업·경제 구조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수출 제고를 위해 산업부는 이날 '2차전지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혁신전략은 2030년에 세계 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하고 5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광섭 기자 /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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