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주최측 있느냐 없느냐보다 국민 안전 가장 중요"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유가족 위로하는 윤석열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빈소를 방문,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2.11.1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jeong@yna.co.kr (끝)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국무회의를 열고 민관 합동으로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열어 '이태원 핼러윈 참사' 후속 조치에 착수한다고 밝히면서 "주최 측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국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자치단체와 경찰이 권한과 책임을 구분할 게 아니라 미리미리 협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저녁 경찰로부터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예견한 듯한 시민들의 112 신고가 다수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고 기류가 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책임론을 더 이상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찰청장이 사과를 했는데, 사전에 대통령실에 내용을 보고했다"면서 "경찰청에서도 사고 이전에 유사 신고가 많았다면 그때라도 대응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고, 대통령실 역시 그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관성적 대응이나 형식적 점검으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온전히 지킬 수 없다"면서 "인파 관리, 군중 관리라고 하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에 대한 체계적 연구와 제도적 보완을 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있을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선 이런 내용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 추진을 약속하며 보조 맞추기에 들어갔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윤 대통령이 확대 주례회동에서 지시한 '주최자 없는 자발적 집단행사 사고 방지책 마련'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도 안전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여당은 '가짜뉴스'에 대해선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방송인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예전에는 폴리스라인을 치고 한쪽으로만 통행하게 했다"고 발언한 것을 대표적인 가짜뉴스로 지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ICT·미디어진흥특별위원회 공정미디어소위는 경찰과 용산구청이 김씨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방통행 조치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말하면서 "무고한 젊은이들의 죽음을 정치화해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모든 행위는 그것이 개인이든, 집단이든, 그 누구든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받고야 말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이태원 사고 희생자들의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먼저 경기도 부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이번 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를 위로했다"며 "이어 서울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번 사고로 부인과 딸을 잃은 유가족을 만나 애도했다"고 전했다.

이 부대변인은 "조문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보태고 싶다는 윤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에도 국무회의를 마친 뒤 김대기 비서실 등 참모진·국무위원들과 함께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와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찾아 조문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일 오후 6시 기준 이태원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56명, 부상자는 157명이라고 밝혔다. 중상자로 기록됐던 20대 여성이 이날 오전 8시 49분 사망했다. 중상자는 33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날 오전 11시 집계에 비해 4인이 늘어난 것으로 이들은 경상 상태였으나 상태가 악화되면서 중상자로 전환됐다.

[박인혜 기자 / 박윤균 기자 / 박제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