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35% 어닝쇼크 … 내년에도 먹구름
올해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권가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상장사 10곳 중 3곳은 '어닝 쇼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닝 쇼크는 통상 컨센서스에 비해 실제 영업이익이 10% 이상 낮은 경우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경기 악화로 인한 이익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증권사 컨센서스가 있는 기업 121곳 가운데 71곳(58.7%)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예상치를 10% 이상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내놓은 기업은 43곳(35.5%)으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낸 기업(35곳)보다 많았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다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SK하이닉스(실적 괴리율 -23.3%), 포스코홀딩스(-39%), LG전자(-14%), 삼성SDS(-19.2%), 삼성전기(-11.1%) 등이 줄줄이 어닝 쇼크를 냈다. 현대차(-45.5%)와 기아(-60.7%)는 충당금 설정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을 고려해도 부진했다는 평가다. 한화시스템(-98.2%)은 방산 사업의 매출 감소와 투자비용 증가로 컨센서스와 괴리율이 가장 높았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불러온 경기 후퇴가 기업들의 수익성에 본격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직전 분기(30.3%)의 절반 수준인 15%까지 하락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률도 직전 9.1%에서 4.2%로 반 토막 났다. 둔화된 수요만큼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해 이들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9월 산업활동동향은 경기 회복세 약화를 나타냈다"며 "제조업 불황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지속적으로 어두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분석치가 3개 이상인 상장사 263곳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206조9760억원이다. 1개월 전 집계치인 218조7501억원과 비교해 5.4% 하락한 규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부진이 심화하는 가운데 환율 효과는 약해지고 비용 부담은 여전하다"며 "판매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영향이 본격화할 내년 실적 전망은 더욱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상장사 258곳의 내년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날 기준 209조1332억원으로, 1개월 전 228조6901억원에서 8.6% 하락했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142곳(55%)은 한 달 사이에 영업이익 예상치가 하향 조정됐다.
반도체 기업의 부진이 내년 이익 전망을 끌어내리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예상치는 1개월 전 5조5812억원에서 전날 3739억원으로 한 달 만에 5조원 넘게 줄었다. 삼성전자도 16.9% 감소했다.
연말로 갈수록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팀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전망 하락을 이끈 업종은 실적 저점을 향해 가고 있지만 경기 민감 업종은 이제 막 실적 고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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