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까지 5주 남겨두고 세계 2위로 밀려난 고진영
‘태국 신예’ 티티쿤에 역전 허용
통산 1위 153주로 ‘일단 멈춤’
17일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
부상 후유증 털고 부활샷 기대
고진영(27·사진)이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서 내려왔다. 고진영은 10월31일자로 발표된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평점 7.09점을 기록, 태국의 19세 신예 아타야 티티쿤(7.13점)에게 0.04점 뒤진 2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1월 마지막 주 랭킹에서 통산 4번째 1위에 오른 이후 9개월 만의 하차다. 2019년 4월 처음 세계 1위에 오른 고진영은 그해 7월 박성현에게 잠시 정상을 내줬다가 한 달 만에 되찾은 뒤 2021년 2월까지 1위를 지켰다. 이후 넬리 코르다(미국)와 두 차례 뺏고 뺏기는 접전을 거듭하며 세계 최고 선수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이번 역전은 예고돼 있었다. 고질적인 손목 부상으로 지난 8월 AIG 위민스오픈과 CP 위민스오픈에서 프로 첫 연속 컷탈락의 충격을 안았고, 2개월여 치료 후 나선 지난달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원주)에서도 이틀간 15오버파 159타를 친 뒤 기권해 최근 3개월간 랭킹 포인트를 더하지 못했다.
그새 ‘무서운 신인’ 티티쿤은 월마트 아칸소 챔피언십(8월)에서 시즌 2승을 거두는 등 최근 5개 대회 연속 톱10에 오르며 역전을 노려왔다. 티티쿤은 17세에 세계 1위가 된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이어 2번째로 10대에 골프여왕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아쉬운 점은 고진영이 은퇴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통산 158주 세계 1위 대기록까지 5주만을 남겨두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난주까지 통산 153주 동안 세계 1위를 지킨 고진영이 12월 첫 주까지 6주만 더했다면 이 부문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역전을 각오하고 있던 고진영은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세계 정상을 향해 달린다. 명예의전당 입성을 꿈꾸는 고진영에게 세계 1위는 반드시 되찾아야 할 목표다. 오초아의 대기록도 넘어야 한다.
고진영은 예정대로 오는 17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에서 2주 연속 열리는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과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해 5일 출국한다. 고진영이 시즌 마지막 2개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극적으로 세계 1위를 되찾을 수 있겠지만, 경기력이 온전하지 않은 현재로선 기대하기 힘든 시나리오다. 시즌 막판의 극적 반전이 없다면 과거의 좋은 성적이 차츰 빠져 나가는 세계랭킹 계산방식상 고진영이 왕좌에 복귀하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진영은 이전까지 3차례 세계 1위를 뺏기면서도 4개월 이내에 모두 되찾아온 저력이 있다. 부상 후유증을 떨치고 밸런스를 회복하는 데 온 힘을 기울어야 할 때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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