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렁’ 자로 잰 듯 정교했던 SSG 불펜, 불안요소 되짚게 한 ‘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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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하게 움직이던 SSG 랜더스 불펜의 불안요소가 다시 드러난 것은 단 한방 때문이었다.
역대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SSG 랜더스에는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김원형 SSG 감독이 고정 마무리투수가 아닌 집단 마무리 체제로 KS를 치르겠다고 공헌한 배경에는 이들 5명의 투구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상승됐다는 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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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SSG 랜더스에는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불펜이었다. 올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ERA)은 3.44로 10개 구단 중 2위였던 데 반해 불펜 ERA는 4.68로 6위에 그쳤다. 선발투수뿐 아닌 야수들의 공·수 균형이 전반적으로 뛰어난 SSG에선 유일한 약점으로 꼽혔다. 더욱이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더 큰 약점으로 부각돼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선 반드시 짚고 가야 할 부분이기도 했다. SSG 불펜은 9월 이후 ERA 7.07, 이닝당 출루허용(WHIP) 1.72로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SSG 불펜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뒤 약 3주를 쉴 수 있었다. 실제 자체 연습경기 등 훈련기간 중 컨디션을 회복한 투수도 적잖았다. 올 시즌 마무리투수로 뛴 김택형~서진용~문승원과 노경은, 고효준까지 KS에서 필승조로 손색없는 투수들이 예년 컨디션을 되찾았다. 김원형 SSG 감독이 고정 마무리투수가 아닌 집단 마무리 체제로 KS를 치르겠다고 공헌한 배경에는 이들 5명의 투구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상승됐다는 점이 컸다. 따라서 “당일 컨디션이 좋거나 상대 타자별 상황에 따라 기용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키움 히어로즈와 KS 1차전에선 정교한 불펜 운용과 투수들의 구위가 어우러져 이상적 결과가 나오고 있었다. 김 감독은 5.2이닝을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간 김광현 대신 문승원(1.1이닝 무실점)을 올려 분위기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 4-4로 맞선 8회초에는 김택형을 좌완 스페셜리스트로 활용해 이정후~김혜성을 무력화했다. 그 뒤 등판한 노경은 역시 8회초 남은 아웃카운트 1개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타자들도 8회말 5-4로 역전해줬고, SSG는 단 1이닝만 남겨뒀다.
그러나 SSG 불펜은 이 리드를 끝내 지키지 못했다. 9회초까지 책임지려 한 노경은이 1사 2루 위기를 맞았는데, 대타 전병우에게 역전 2점홈런을 맞았다. 초구로 던진 시속 137㎞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높은 데로 형성됐다. 전병우가 이를 놓칠 리 없었다. 실투 한 번이었지만, SSG로선 좀더 세밀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계기였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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