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호텔 '불법 건축물'인데...이행강제금만 내고 철거 안 됐다

신지원 2022. 11. 1.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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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 현장 바로 옆 해밀턴 호텔이 불법 증축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지난해에도 용산구청이 이 공간을 '위반 건축물'로 단속했지만, 매년 이행강제금만 부과할 뿐 강제 철거시킬 권한이 없어 사고 위험이 방치됐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안타까운 참사가 벌어진 골목 한 켠에 붉은색 가벽이 설치돼 있습니다.

건축물 설계 당시엔 없던 임시 가설물입니다.

해밀턴 호텔 건축사가 설계한 건물 배치도를 보면,

사고가 발생한 위치에 '4M 도로'라고 쓰여 있습니다.

건축법상 도로의 폭 기준인데, 골목 일부를 붉은 가벽이 차지하면서 실제 폭은 3M 정도로 좁아졌습니다.

호텔 뒷골목에 있는 카페 테라스는 명백한 '불법 시설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말 '무단 증축'이 문제 돼 건축물 대장에 '위반 건축물'이라는 딱지가 붙었습니다.

[황창선 /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도로법이라든지 건축법 등에 저촉을 받거나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이고요. 하나하나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이다….]

일단, 골목을 차지한 가벽은 에어컨 실외기 바람 등을 차단하는 가림막으로, '불법 시설'은 아니라는 게 관할 구청 입장입니다.

1970년도 건물이 사용 승인될 당시 이미 서울시에서 4m 이하 도로 구역으로 지정해 고시했다는 겁니다.

다만, 무단 증축된 카페 테라스의 경우 문제가 되더라도 지자체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뿐 '강제 철거'할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 저희가 모든 위반 건축물에 대해서는 매년 1회씩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요. 시정을 유도하는 거지 저희가 강제집행할 권한은 없어요.]

호텔 측은 이번 참사의 희생자와 유족 측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YTN 신지원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신지원 (jiwon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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