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당할 것 같아요"…참사 4시간 전부터 쏟아진 신고 뭉갠 경찰

윤신영 기자 2022. 11. 1.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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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네 시간 전부터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112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의 현장대응이 미흡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사고 당일 18시 34분경부터 현장의 위험성과 급박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11건 접수됐지만 사고 예방 및 조치가 미흡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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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12 내역 공개… 오후 6시 34분 첫 신고 후 11건 접수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현안 보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네 시간 전부터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112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의 현장대응이 미흡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의 안이한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질 전망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사고 당일 18시 34분경부터 현장의 위험성과 급박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11건 접수됐지만 사고 예방 및 조치가 미흡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관계 당국에 접수된 첫 신고는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10시 15분 소방신고로 알려져 있었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도 이날 오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사고 1시간 전부터 여러 건의 신고가 있었다. 인파가 많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며 "오후 9시가 되면서 심각할 정도의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윤 청장의 국회 보고 이후 112 신고 내역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 한 신고자가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내려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다"며 통제를 요청했다. 경찰은 출동 당시 현장에 인파가 줄어 사고 발생위험이 적다고 판단해 해산시킨 후 상황을 종결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4시간 가까이 압사 가능성을 언급하는 신고가 잇따랐다. 하지만 경찰은 11건의 신고 가운데 4번만 현장에 출동하는데 그쳤다.

오후 10시 이후에는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100여 건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윤 청장은 앞서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철청에서 입장발표를 통해 부실대응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윤 청장은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경찰에 맡겨진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제 살을 도려내는 '읍참마속'의 각오로 진상 규명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관계기관들의 유기적 대응에 부족한 점이 없었는지 원점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구조적 문제점을 찾아내겠다"며 "이번 사고가 사회 전반의 안전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독립적 특별기구를 만들어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윤 청장의 의지에 따라 이날 사고 관할인 용산경찰서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는 한편 서울경찰청 수사본부를 특별수사본부(특수본)로 전환했다.

김호승 경찰청 감사담당관을 팀장으로 15명의 인력이 투입된 감찰팀은 핼러윈 축제 사건대비부터 현장 대응가지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 면밀히 살필 계획이다.

경찰은 관계자 전원을 상대로 의사결정과 실행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조사하겠다며 대대적 감찰을 예고했다.

특수본은 손제한 경남 창원중부서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모두 501명이다. 본부장은 상급자 지위·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해 결과만 보고한다.

특수본은 경찰은 물론 용산구청 등 행정당국의 부실 대응 여부와 참사 직전 일부 시민이 앞 사람을 밀어 사고를 촉발했다는 의혹, 피해자 모욕·명예훼손 사건 등을 전반적으로 수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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