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물 임시 저장 여론 수렴은?…갈등 예고
[KBS 부산] [앵커]
고리원전에 핵폐기물을 임시로 저장하기 위해 축구장 5배가량의 땅을 확보했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습니다.
이곳에 시설을 지으려면 반드시 주민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요,
하지만 의견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모을지 구체적인 절차가 정해지지 않아 갈등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보도에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주 월성원전에 추가로 들어설 핵폐기물 임시 저장시설에 대한 주민 공론화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
여론 수렴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주민들이 거세게 항의합니다.
["유인물로 발표를 대신하겠습니다. 이걸로 발표회를 마치겠습니다."]
시민 참여단 81%가량이 찬성해 정부도 증설을 결정했지만, 자재 반입을 막는 등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원전에도 핵폐기물 임시 저장시설을 지을 계획입니다.
정부가 지난해 말 확정한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따른 건데, 여론 수렴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문제는 여론 수렴을 사업의 어느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할지 법률로 따로 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수원은 건설 계획이 이사회를 통과하고 설계 용역에 들어간 뒤 주민 의견을 듣겠다는 입장입니다.
[황주호/한국수력원자력 사장/10월 7일 국정감사 : "회사 내부에서 어떻게 할까 하는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사회 전에는 주민 의견 수렴이 필요 없고요."]
[조승래/더불어민주당 의원/10월 7일 국정감사 : "주민 의견 수렴까지 포함해서 어떻게 진행하겠다는 것이 이사회에서 논의되는 게 맞는 것이지, 내부 절차니까 주민 의견 수렴이 필요 없다는 것은 기본계획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얘기입니다."]
의견 수렴 시기뿐 아니라 공청회나 여론 조사 등에 참여할 주민의 범위도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상홍/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의견 수렴 절차가 제대로 안 될 겁니다. 곳곳에서 거부도 할 것이고, 공정성이나 투명성 등을 확보하기 힘들겠죠. 갈등만 더 생기게 됩니다."]
현재 발의된 핵폐기물 관련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쉽지 않아 정부에서 의견 수렴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내놓지 않는다면 갈등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영상편집:이동훈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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