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는 뭘했나” 트라우마, 간접 노출도 위험
[앵커]
도심 한복판에서 수많은 청년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희생자 가족은 물론 국민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텐데요.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지인 교수에게 도움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강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KBS도 참사 현장의 영상을 되도록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사고 관련 영상에 여러 번 노출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답변]
이런 끔찍한 영상들을 통해서 트라우마에 간접적으로 노출된 경우에도 우리에게는 큰 충격과 불안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참담한 영상과 댓글들로 인해서 피해자분들이나 유가족분들께 2차적인 피해 2차 트라우마가 생기게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고 우리에게 세심한 주의와 배려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사고를 직접 겪은 사람은 물론이고 겪지 않은 사람들도 정신적 충격을 상당히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고 해야 될까요?
[답변]
이 사고 현장에 직접 계셨던 분들이나 피해자 유가족분들의 고통과 충격은 제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충격과 고통이실 것 같아 정말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간접적으로 경험한 우리 국민들도 이 끔찍한 참사가 우리의 가까운 곳에서 우리가 한 번쯤은 걸었을 수도 있는 거리에서 우리의 일상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해서 나에게도 있을 수 있고 내 가족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구나 하는 마음이 간접적인 경험이 우리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나도 이제 그 현장에 충분히 있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그렇다 보니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을 텐데요. 어떤 증상을 보이면 의심을 해봐야 될까요?
[답변]
이렇게 이제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큰 충격 경험 이후에는 정상적으로도 우리의 뇌나 우리의 신체에서 굉장한 각성 반응이 강렬하게 일어납니다.
그러다 보니까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한 자꾸 생각이 나는 이런 몸에서의 자율신경계 불안 반응과 함께 잠도 못 자고 악몽에 시달리고 그 사건을 생각하면서 갑자기 멍해지기도 하고 현실과 동떨어지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 여러 가지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특히 트라우마 초기에는 정상적으로도 불안 반응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근데 이제 이런 반응이 일상생활이 안 될 정도로 심각하다거나 한 달 이상 지속 돼서 문제가 된다면 전문가를 찾아서 도움을 받는 것이 좋고요. 자살이라든지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위험이 있다면 그때는 빠른 조치와 개입이 필요합니다.
[앵커]
한 달 정도. 그리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면 상담이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희생자 대부분이 2~30대였습니다. 젊은 층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마음을 어떻게 보듬어야 할까요?
[답변]
너무 안타까운 일인데요. 가정에서 우리가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는 불신도 우리에게 생기고 특히 청년들은 사회 첫 발을 내딛고 미래를 꿈꾸는 이 시기에 뭔가 허탈하고 낙담하게 되고 무력감을 느끼게 되는 이런 힘든 과정에 있을까 저희가 우려가 되는데요. 이때 우리는 섣부른 충고나 비난 또 섣부른 위로보다는 진짜 어떤 마음이 있는지 어떤 고통과 어떤 시련이 있는지 그들의 진짜 마음에 귀를 기울여주고 그 마음을 이해하고 소통해 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우리 청년들은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회복 탄력성이라는 것도 굉장히 뛰어나기 때문에 이해와 소통의 분위기가 마련된다면 우리가 오히려 좀 더 힘을 합쳐서 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서로 화합하는 에너지로도 작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우리가 먼저 마음을 이해하는 그런 과정, 인정해 주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다른 세대에 있는 사람들도 그 세대에 함께 들어가서 동감하고 함께 생각하는 그런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 교수님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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