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이태원 참사는 관리 부실로 인한 인재, 분명 피할 수 있었다”
주요 외신들이 한국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가 치안·안전 관리 소홀로 인한 인재라고 잇달아 지적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기사에서 이번 참사의 주된 문제로 치안·관리 당국의 부재를 꼽았다. 경찰이나 관련 당국이 참사가 벌어진 폭 3~4m짜리 골목이 “위험한 병목 지역이라는 점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어야 했지만 경찰도, 서울시도, 중앙정부도 이 지역의 군중 관리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참사가 벌어진 당일 이태원에 투입된 경찰은 단 137명뿐이었으며, 그마저도 대부분은 절도, 마약, 성추행 등 강력 범죄 단속 업무를 위해 배치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다른 외신들도 경찰관 배치 부족, 대규모 인파 밀집 상황에서의 안전 관리 대책 부족 등 당국의 부실한 관리가 참사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참사 당일엔 10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는데도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원래 사람들이 자주 몰리는 이태원에서 어떻게 이런 재난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난관리 전문가인 줄리엣 카이엠 CNN 국가안보 해설가는 “사고 원인을 하나만 지목하긴 어렵지만 당국은 사고 당일을 앞두고 대규모 인파를 예상했어야 했다”며 “인파 규모를 실시간으로 예의주시해서 사람들을 밖으로 빼내야 할 필요를 감지했어야 했다. 이 부분에서 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참사 당일 현장에서 다른 사람을 밀거나 잡아당긴 이들을 조사하려 한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영국의 주요 스포츠 행사 군중 관리 담당자인 이세 머피는 “상당수 군중 밀집 사고에서 질서를 외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돕거나 밀집도를 낮추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며 “경찰이 개인을 조사하고 사고 원인을 이들에게 돌린다면 매우 우려스러울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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