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도 안우진도 웃지 못했다, 맥 빠진 최고투수 맞대결(종합)
허무했다. ‘김광현 vs 안우진’의 국내 최고 투수 맞대결이 누구도 웃지 못한 채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김광현(SSG 랜더스)은 실책으로,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은 부상으로 KS 1차전을 아쉽게 마쳤다.
김광현과 안우진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각각 선발 등판했지만 모두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야수들의 연이은 실책에 고전한 김광현은 5.2이닝 5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4실점(2자책)을 기록하고 교체됐고, 손가락 물집부상이 재발한 안우진은 2.2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후 조기에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2022 시즌 KBO리그 정규시즌 투수 부문 주요 지표 1,2위에서 나란히 경쟁하던 두 투수의 대결. 안우진이 올 시즌 30경기 15승 8패를 기록하며 평균자책 2.11로 1위, 김광현이 13승 3패 평균자책 2.13으로 리그 2위에 오른 바 있다. 시즌 최종전 등판에서 2명의 평균자책 순위가 뒤바뀌었을 정도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던 최고 투수의 격돌이었다.
그랬기에 KS 1차전은 눈부신 투수전이 펼쳐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렇지만 그 기대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먼저 안우진이 조기에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안우진의 이날 최종 투구수는 58개, 최고 구속은 157km까지 나왔다. 구위만큼은 문제가 없었지만 PS 시리즈 내내 안우진을 괴롭혔던 손가락 물집이 결국 터지고 말았다.
1회 삼진 2개를 잡으며 순조롭게 시작했던 안우진은 2회 말 갑자기 흔들렸다. 한유섬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후안 라가레스를 중견수 뜬공, 박성한을 2루 땅볼로 처리했다. 그러나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김성현에게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이어 3회 말에도 추신수를 삼진으로 잡고, 최지훈을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시켰지만 최정을 넘지 못했다.
3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 들어선 최정이 2S-0B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이후 침착하게 2개의 볼을 골라냈다.
그리고 안우진의 손가락 물집 부위에 이상이 생긴 이후 5구째 슬라이더를 또 한 번 침착하게 골라냈다. 이어진 풀카운트 상황, 최정은 안우진의 6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153km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솔로아치.
홈런 허용 직후 키움 트레이닝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 상태를 확인했고, 유니폼에 피가 묻은 것이 보일 정도로 안우진의 손가락 중지는 핏물이 흥건했다. 결국 안우진은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양현과 교체돼 이날 투구를 마쳤다.
교체 직후 키움 관계자는 “안우진의 오른쪽 세 번째 손가락 물집으로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준PO 2차례, PO에서 한차례 선발 등판했던 안우진의 이번 가을야구 4번째 등판이었다. 최근 등판은 지난달 27일 LG 트윈스와 3차전으로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섰던 가운데 준PO 1차전에서 문제가 생겼던 물집 부상이 결국 재발하고 말았다.
김광현도 아쉬움을 남기고 내려왔다. 1,2회 제구 불안으로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렸던 김광현은 3~4회 삼진 3개를 솎아내며 연속 삼자범퇴로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거기다 SSG 타선도 2점을 지원해주면서 김광현의 승리 요건이 채워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5회부터 상황이 묘하게 흘러갔다. 5회 초 1사 후 김광현이 이지영에게 우전안타를 내줬다. 이어 후속 타자 김휘집에게 땅볼을 이끌어내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이닝 종료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1개. 그러나 송성문에게 우중간 방면의 안타를 맞고 우익수 한유섬이 공을 흘리는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그 사이 3루까지 진루했던 김휘집이 홈을 밟았다.
송구가 홈까지 이어졌지만 좌측으로 치우치면서 김광현은 첫 실점을 하고 말았다. 그 사이 타자 주자가 3루까지 진루했고, 후속 타자 김준완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2사 1,3루 위기에 계속해서 몰렸다. 김광현은 결국 이용규의 타석 때 4구째 포일이 나오면서 추가 1실점을 했다.
김광현은 후속 타자 이용규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했지만, 2-2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SSG가 5회 말 공격에서 최정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다시 앞서갔다. 그럼에도 결국 김광현은 이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이정후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것이 화근이 됐다. 김광현은 후속 타자 김혜성을 삼진, 푸이그를 뜬공으로 각각 아웃시켰다. 하지만 김태진에게 중견수 오른쪽 방면의 동점 적시타를 맞고 말았다.
중견수 최지훈의 아쉬운 실책성 플레이까지 나오면서 단타로 상황이 종료되지 못하고 주자가 홈을 밟은 상황.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김광현에게는 몹시 아쉬운 상황이었다. 야수들의 실책만 아니었다면 무실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3실점을 하고 만 셈이다.
힘이 빠진 김광현은 후속 타자 이지영에게 역전 1타점 적시타까지 추가로 내주면서 3-4로 역전을 허용했다. 김광현의 4실점(2자책)째 기록.
결국 김광현은 6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2사 1,2루 상황 문승원과 교체 돼 이날 투구를 마무리했다. 문승원이 후속 타자 김휘집을 2루수 뜬공으로 아웃시키면서 김광현의 자책점은 더 늘지 않았다.
이후 SSG가 6회 말 김성현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면서 8회 초 공격이 진행 중인 현재 경기는 4-4, 동점으로 양 팀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인천=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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