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주식 투자하기 참 좋은 땐데…기술주는 좀 별로?[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 11. 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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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증시가 지난 10월을 상승으로 마감하자 투자자들은 2가지 고민에 빠졌다.

랠리의 지속성 여부와 상승 주도주에 대한 의문이다.

랠리의 지속성에 대해선 2가지 이슈가 있다. 증시의 계절성과 연준(연방준비제도)의 정책 방향성이다.

증시의 계절성은 통상 10월엔 증시 변동성이 컸지만 바닥을 치고 랠리를 시작한 경우가 많았다는 점, 올해처럼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는 증시가 4분기에 상승할 확률이 컸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10월에 증시는 하락하다 다우존스지수는 10일에,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12일에 저점을 치고 반등을 시작했다.

중간선거가 없어도 통상 4분기엔 증시가 올랐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95년 동안 4분기에는 S&P500지수가 평균 2.7% 올랐다. 증시가 연말에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산타 랠리'라는 조어도 생겼다.

아울러 역사적으로 봤을 때 증시 수익률의 대부분은 11월부터 4월까지 발생했다. 즉, 11월엔 주식을 사서 보유하고 있는 것이 통계적으로 유리하다는 의미다.

스티펠 증권에 따르면 1961년 이후 60년간 11월부터 4월까지 S&P500지수의 누적 수익률은 3000%에 달했다.

반면 5월부터 10월까지는 60년간 누적 수익률이 14%에 불과했다.

믿기 어려운 데이터지만 주식에 대한 장기 투자로 인한 결실 대부분은 11월부터 4월 사이에 얻어졌다는 뜻이다.

하지만 통계만을 믿고 주식을 매수하기는 어렵다. 예컨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에는 4분기에 S&P500지수가 23% 폭락했다.

결국 증시 펀더멘털을 살펴봐야 하는데 현재 가장 중요한 변수가 연준 정책의 방향성이다.

최근 미국 증시가 상승 모멘텀을 얻었던 이유는 크게 3가지였는데 이 중 하나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오는 1~2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는 금리를 4번 연속으로 0.75%포인트 올리겠지만 12월엔 금리 인상폭을 0.5%포인트로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는 2일 FOMC 결과는 10월 중순 이후 증시 랠리를 이끌어온 이같은 기대가 부응될지 확인하는 기회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FOMC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기조가 완화됐다는 신호가 나타난다면 랠리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랜스버그 베넷 프라이빗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클 랜스버그는 10월31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10월 랠리도 지난 여름과 마찬가지로 짧게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기업들의 실적은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2분기 가량은 큰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당분간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 만큼 주식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10월 랠리의 둘째 모멘텀은 주가가 많이 싸졌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고 셋째 모멘텀은 3분기 실적이 예상만큼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기술기업들은 밸류에이션과 실적 측면에서 상승 모멘텀을 얻지 못했다. 기술주는 여전히 시장 평균 대비 밸류에이션이 비싸다는 인식이 많은데다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애플을 제외하곤 상당히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는 10월 월간 수익률로 나타났다. 10월 한달간 다우존스지수는 13.9% 올랐는데 나스닥지수는 3.9% 반등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올들어 3월과 7~8월의 베어마켓 랠리 때도 상승을 주도한 것은 기술주였기 때문에 이같은 기술주의 부진은 상당히 주목을 끄는 현상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기술주의 주도권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기술주는 2002년 닷컴 버블 붕괴가 끝난 뒤 20년간 수익률이 가장 좋은 상승 주도주였다.

기술주는 올해 반짝 반등 때 더 큰 폭으로 뛰어오르긴 했지만 이후 더 큰 폭으로 추락했기 때문에 올해 하락장에서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다우존스지수는 올들어 9.9% 하락하는데 그친 반면 S&P500지수는 18.8%, 나스닥지수는 30% 급락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을수록 지수 하락률이 커진 것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기술주가 많이 떨어졌으니 지금이 매수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기술주는 아직 매수할 때가 아니라는 의견이다.

랜스버그 베넷 프라이빗 자산관리의 랜스버그는 여전히 비싸다는 이유로 기술주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기술기업들은 직원 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감원을 하고 있는데 이는 향후 어려운 시기가 기다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회사는 기술주 하락시 수익을 얻는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스위스의 자산운용사 폰토벨의 전략가인 댄 스콧도 지난 10월28일 CNBC와 인터뷰에서 기술주가 하락했다고 섣불리 저가 매수에 나서지 말라며 연준의 통화정책에서 명확한 기조 변화가 있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그는 "연준의 발언에서 변화가 나타날 때까지 기술주의 지속적인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반스 메이 웰스의 경영 파트너인 리지 에반스도 지난주말 CNBC와 인터뷰에서 시장이 랠리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올해 말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랜스버그는 아마존이 지난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의 매출액 성장률을 달성했으나 4분기에는 매출액 성장률이 2~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며 "기술주에 15% 성장은 괜찮지만 2~3% 성장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PER이 시장 평균보다 높은 상황에서 매출액 성장률이 떨어진다면 PER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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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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