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극복' 위한 연대의 힘‥"비난 댓글 보지 마라"
[뉴스데스크] ◀ 앵커 ▶
간신히 목숨을 건진 생존자들과 구조에 나섰던 시민들.
저희가 취재한, 참사를 경험한 이들은 멍한 상태가 이어지거나 잠을 잘 못 자는 등 이미 트라우마 증상을 겪고 있었습니다.
희생자나 생존자들에 대한 악의적인 비난은 트라우마를 더 악화시킬 수 있는데요.
비난 댓글은 아예 보지 말라는 전문가의 조언까지 나왔습니다.
조재영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그날 밤, 거리에서 필사적으로 응급처치에 매달렸던 간호사는 사흘째 거의 잠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장 구조활동 간호사] "돌아가시기 전에 그 얼굴이 자꾸 생각나서 그게 안타깝고… 도로에 누워 있던 그 장면이 너무 처참해요."
생존자들은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생존자] "꿈인가? 아직도 자세히 잘… 긴가민가한 상태여서 멍한 상태인 것 같아요. 제가 거기 있었던 게 맞나."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당시 생각이 자꾸 떠오릅니다.
[생존자] "그 생각을 계속 안 하려고 하는데… 자동적으로 생각이 좀 나기는 해요."
특히 피해자들에 대한 일부 비난 여론은 견디기 힘들다고 호소합니다.
[생존자] "냉소적인 반응도 많고 심한 분들은 비아냥거리는 것도 많은데 되게 좀… 많이 그래요."
이는 참사와 관련된 모든 이들에 대한 '2차 가해'로 트라우마의 회복을 악화시킨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관련 글을 보지 말라는 조언도 합니다.
[이소희/국립중앙의료원 정신의학과장] "이런 모욕적인 댓글은 피해자의 심리적 고통을 악화시키고 회복을 지연시키는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인터넷 댓글을 보시지 않기를 권유해드립니다. 당사자 입장에서 혹시나 보시더라도 온라인 댓글은 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에선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려는 움직임도 시작됐습니다.
인터넷 공간의 추모 물결.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며 분향소를 찾아오는 시민들.
[손세인/조문객] "저도 사실 그때 친구들이랑 (이태원) 갈까 이런 얘기도 했었고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마음이 안 좋고…"
[오호연/조문객] "아이들은 아직 '핼러윈' 하면 너무 즐겁고 그냥 사탕 받고 재미있는 날로만 알고 있는데 그냥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거를 같이 한번 공감하고 아픈 사람들 위로해주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세월호 유가족들도 분향소를 찾아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목놓아 울 힘조차 없을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함께 울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정찬승/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홍보위원장] "공감과 위로는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몸은 괜찮아? 또 마음은 괜찮아? 잘 쉬어야 돼'라고 하는 어떤 위로의 말 또 공감의 말을 해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 전체의 '공동체 트라우마'까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
지금 필요한 것은 비판이 아니라 공감과 연대의 힘일지도 모릅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윤병순 / 영상편집: 김정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소정섭 윤병순 / 영상편집: 김정은
조재영 기자(joja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422897_35744.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 추모 글귀 가득한 이태원역 1번 출구‥"미안합니다"
- 받지 못하는 휴대전화, 주인 잃은 신발들
- 외국인 26명 - 유학생, 여행객, 결혼 4개월 된 노동자도 희생
- 졸업사진이 영정사진으로‥화장장엔 쉴 틈 없는 운구행렬
- 이상민 장관, 참사에는 '사과'‥발언에는 '유감' "국회가 들러리냐?"
- 고개 숙인 경찰청장 "대응 미흡했다"‥거취 표명은 '유보'
- "그곳에서 못 이룬 꿈 이루라"‥오늘부터 발인 시작
- 질문은 달랐지만‥"주최가 없는 행사라" 반복한 중대본
- 윤 대통령, 경찰 질타 "당일 112신고 내역, 한점 의혹 없도록 공개"
- '북한군 파병'에 대통령실의 친절한 설명‥'무기 지원'을 위한 여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