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구팬 울리는 ‘리더십 교체’ [현장메모]

서필웅 2022. 11. 1. 20: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로축구 K리그 2022시즌 종료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지난달 31일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두 명의 인사가 소속팀을 떠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수원FC도 지난해 K리그2에서 승격해 곧바로 파이널A 무대를 밟았고, 올 시즌도 정규리그 막판까지 강원과 파이널A 한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축구팬들은 신임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이재준 수원시장이 전임 때 임명된 이영표 사장, 김호곤 단장을 계속 기용할 것인가 불안해했고, 결국 그 걱정이 현실이 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 2022시즌 종료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지난달 31일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두 명의 인사가 소속팀을 떠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강원FC 이영표 사장과 수원FC 김호곤 단장이다. 두 명 모두 “팀이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는 비슷한 내용이었다.

성적은 퇴진 이유로 거론되지 않았다. 강원과 수원FC는 현시점 한국 프로축구에서 가장 성공적인 팀들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강등권까지 처지며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렀던 강원은 1년 만에 환골탈태해 올 시즌 상위 6개 팀이 겨루는 K리그1의 마지막 잔치인 파이널A까지 진출했다. 수원FC도 지난해 K리그2에서 승격해 곧바로 파이널A 무대를 밟았고, 올 시즌도 정규리그 막판까지 강원과 파이널A 한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이런 성과 속 지역 팬들 사이에서도 ‘우리 팀’으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열악한 시민구단의 한계를 극복한 쾌거들로 이런 성과를 이끈 선장이 바로 이영표 사장과 김호곤 단장이었다.
서필웅 문화체육부 기자
하지만, 축구팬들은 이들의 퇴장에 참담해할 뿐 놀라지 않았다. 이미 5개월 전부터 이들의 거취를 두고 팬들 사이에 불안감이 떠돌았기 때문. 지난 6월 초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와 수원시장의 얼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시민구단은 지자체장이 구단주다. 축구팬들은 신임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이재준 수원시장이 전임 때 임명된 이영표 사장, 김호곤 단장을 계속 기용할 것인가 불안해했고, 결국 그 걱정이 현실이 됐다.

우려는 계속된다. 이제 강원 팬들은 이 사장 추천으로 지난해 강등권에 처진 강원에 부임해 대반전을 이끈 최용수 감독도 함께 팀을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다. 수원FC 공격축구의 설계자 김도균 감독 거취도 자연스럽게 팬들 관심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한번 불안이 현실이 됐으니 또 한 번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다. K리그의 또 다른 성공한 시민구단 대구FC도 홍준표 시장 부임 뒤 조광래 사장 거취에 대한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강원과 수원FC 소식을 들으며 대구팬들도 마음이 편치 않다.

사실 그동안 시민구단의 리더십이 석연치 않게 교체된 일은 흔했다. 지방권력이 바뀐 뒤 해당 지자체 문화예술단체장이 바뀌는 한국 지방자치의 고질병은 스포츠라고 다르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 시민구단들은 성적과 구단 운영에서 뚜렷한 한계를 보여왔기에 수장의 교체가 ‘성적 탓’으로 포장되곤 했다. 그러나, ‘성공한 시민구단’에서 벌어지는 시즌 종료 직후 풍경을 통해 프로축구 시민구단의 한계와 수십 년 세월이 흘러도 정치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 스포츠 현실을 씁쓸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된다.

서필웅 문화체육부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