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 좌절한' SSG 김광현, '물집에 운' 키움 안우진(종합)
SSG 김광현은 수비 도움 못 받고 5⅔이닝 4실점 교체
(인천=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SSG 랜더스 에이스 김광현(34)이 KBO리그 복귀 후 가을야구 첫 경기에서 연이어 터진 수비 실책으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김광현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키움 히어로즈와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99구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 4실점(2자책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리즈 1차전이라는 흥분 때문인지 경기 초반 김광현의 제구는 다소 흔들렸다.
대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통했던 결정구 슬라이더를 앞세워 실점 위기를 넘겼다.
1회 첫 타자 김준완에게 내준 볼넷으로 출발한 2사 2루 위기에서 김혜성을 슬라이더로 내야 땅볼 처리했고, 2회에도 선두타자 야시엘 푸이그에 볼넷을 허용한 뒤 2사 2루에서 김휘집에게 몸쪽 슬라이더를 던져 삼진을 잡았다.
2회 김성현의 선제 적시타, 3회 최정의 솔로 홈런으로 2점의 득점 지원을 받은 김광현은 마운드에서 더 힘을 냈다.
3회와 4회는 2이닝 연속 3자 범퇴를 이어가며 키움 타선을 봉쇄했다.
하지만 5회 실책에 사인 미스까지 겹치며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1사 후 이지영에게 이날 경기 첫 안타를 내준 김광현은 2사 1루에서 송성문에게 우익수 쪽 안타를 맞았다.
이때 우익수 한유섬이 타구를 바로 처리하지 못하고 한 차례 더듬었고, 1루 주자 김휘집이 홈을 밟았다.
계속된 2사 3루 위기, 이용규 타석에서는 치명적인 사인 미스가 나왔다.
포수 김민식은 바깥쪽 직구를 생각하고 미트를 움직였는데, 김광현은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다.
김민식이 이 공을 잡지 못하며 뒤로 흘렀고, 그 사이 3루 주자 송성문이 홈을 밟아 2-2 동점이 됐다.
5회 터진 최정의 2루타로 SSG가 다시 3-2로 리드를 잡았지만, 김광현은 이를 지키지 못했다.
선두타자 이정후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김혜성과 푸이그까지는 범타로 처리했지만, 김태진에게 동점 2루타를 내주고 말았다.
김태진의 우중간 안타 타구를 후속 처리하려고 뛰어가던 중견수 최지훈이 불규칙 바운드 때문에 공을 지나치고 말았고, 그 사이 1루 주자 이정후가 홈을 밟은 것이다.
곧이어 이지영에게 역전 적시타를 내준 김광현은 결국 문승원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정규시즌부터 포스트시즌까지 쉼 없이 던졌던 키움 에이스 안우진(23)은 손가락 물집이 터져 2⅔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지난달 16일 kt wiz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안우진은 6회까지 단 88개의 공으로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그 경기에서 경기 도중 오른손 중지에 물집이 생겨 더는 투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안우진의 손가락 상태는 초미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22일 준PO 5차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버틴 안우진은 27일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도 가능한 한 변화구 위주로 던지며 6이닝 2실점 역투를 펼쳤다.
그때마다 홍원기(49) 키움 감독과 안우진 모두 "손가락에는 문제가 없다"고 거듭 말했지만, 결국 한국시리즈 첫판에서 탈이 나고 말았다.
1회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안우진은 추신수와 최지훈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한 뒤 최정까지 내야 땅볼로 정리했다.
1회 안우진은 전체 14구 가운데 직구를 6개 던졌고, 최고 시속은 157㎞까지 찍었다.
그러나 2회부터 안우진의 투구에 이상 신호가 감지됐다.
공격적인 투구로 좀처럼 볼넷을 내주지 않는 그는 첫 타자 한유섬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2사 후 최주환에게도 다시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2사 1, 2루에서 김성현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먼저 1실점 했다.
위태롭던 안우진의 손가락은 3회 탈이 났다.
추신수를 삼진, 최지훈을 내야 뜬공으로 처리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2사 후 최정에게 1점 홈런을 허용했다.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낮은 시속 153㎞ 직구를 던졌고, 최정이 이를 밀어쳐 우중간 펜스를 넘겼다.
최정에게 홈런을 맞은 직후 키움 트레이너가 마운드를 방문했다.
중계 카메라에 잡힌 안우진의 오른손은 선혈로 물들었고, 흰색 유니폼 바지에도 피가 흩뿌려졌다.
아무리 이번 가을 초인 같은 힘을 보였던 안우진이라도 더는 마운드에서 버틸 수 없었다.
0-2에서 양현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그의 얼굴에서 어렵지 않게 안타까움과 분노를 찾을 수 있었다.
키움 구단은 "오른손 중지 물집으로 인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했다"고 발표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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