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없다"지만…7년 전 이미 '안전은 경찰 책임' 지적
경찰은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지만,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 안전 지침도 없었단 입장을 되풀이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7년 전에, 관련 지침을 손봐야 한단 보고서를 받아본 바 있습니다. 보고서엔 "공공 행사가 아니라도 경찰은 안전관리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담겨 있습니다.
박민규 기자입니다.
[기자]
장관과 경찰청장이 고개를 숙이기 직전까지, 정부는 관련 지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성호/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 대해서도 앞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가도록…]
그런데 이런 지침 손보자는 지적은 7년 전에도 나왔습니다.
지난 2015년 경찰청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에서 경찰의 역할을 정하기 위한 민간 연구를 의뢰했습니다.
연구팀은 국민 절반 이상이 행사 안전의 총 책임자를 경찰이라고 본다며, 공공 행사가 아니고 주최자가 따로 있어도 경찰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경찰 역할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지역 축제나 공연이 아닌 다른 행사 때도 안전관리 계획을 꼭 세우게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경찰 책임을 폭넓게 보되 지침을 자세히 만들자는 거였습니다.
경찰은 연구팀 보고서를 지침 개정에 활용하겠다고 했지만 7년 동안 바뀐 건 없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교수는 JTBC에 "질서 유지는 경찰 본연의 책무인데 제안 내용이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실도 주최자 없는 행사라서 관리가 어려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 (어제) : 주최자가 없는 경우, 선제적인 안전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루만에 기조를 바꿨습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 : 주최 측이 있느냐 없느냐보다 국민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면서 지자체와 경찰 등 기관끼리 미리 협업하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재난안전법은 재난 우려가 있을 경우 지자체장이 경찰에 각종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해 뒀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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