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희생자·유족 ‘2차 가해’ 하는 부끄러운 혐오표현들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들을 악의적으로 비방하는 혐오표현이 온라인상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근거 없는 거짓 정보와 헛소문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계속 유포되고 있다.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를 가하는 비열하고 몰지각한 행태다. 자제를 촉구하는 공동체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혐오를 만들고 퍼뜨리는 일부 누리꾼들의 반도덕적 행위는 제재돼야 마땅하다. 당국은 철저히 단속하고 엄정히 처벌해 혐오 확산을 막아야 한다.
참사 발생 직후부터 온라인에는 희생자들을 모욕·조롱하는 게시물이 이어졌다. 놀러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니 애도할 이유가 없다는 식의 글이 대표적 사례다. 일부는 참사를 두고 ‘기분이 좋다’고 말하거나 누워 있는 희생자 모습을 흉내낸 사진을 찍어 올리기까지 했다. 인간성의 추락에 참담함을 느낄 지경이다. 참사 현장의 희생자 사진과 영상이 여과 없이 소셜미디어에 퍼진 것도 문제인데, 유가족을 공격하고 외국인을 비하하는 악성 댓글까지 나타났다. 참사 원인을 두고 당치 않은 유언비어마저 돌고 있다.
희생자와 가족을 비방하는 것은 참사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다. 공동체 의식을 저버리는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희생자들은 참사의 원인 제공자가 아니다. 축제를 즐기러 나온 시민이고 피해자일 뿐이다. 이번 참사가 나와 가족, 친구와 이웃에게 들이닥칠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이고 모두의 불행이라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희생자를 탓하는 몰상식한 행태를 저지르지는 못할 것이다.
혐오표현은 명백한 가해다. 희생자와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기고 회복을 방해한다. 생존자와 공동체 전체에도 깊은 상처를 남기는 행위인 만큼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당장 멈춰야 한다. 무분별한 비난과 혐오, 자극적 내용의 게시물이 퍼지지 않도록 엄정히 대응하는 것이 이번 참사를 수습하는 데 필수적 조치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참사 앞에서 혐오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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