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도심 집회 탓 이태원 집중 못한 것 아냐"
한덕수 국무총리가 1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경찰관들이 너무 도심 집회에 치중해서 이태원 사태에 집중하지 못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도심 대규모 집회는 몇 명이 참가하는지, 어느 정도 규모로 이어지는지 대부분 집계가 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보통은 (경찰력을 얼마나 투입할지 등을) 저희가 인식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와 중구, 용산 등 서울 도심에서는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경찰력이 이 집회들에 집중 배치돼 이태원에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 배치됐고, 이에 따라 사전에 사고를 예방할 수 없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총리가 해명에 나선 것이다.
한 외신기자가 '그렇다면 이태원의 경우 적어도 10만 명이 올 거라고 예측됐는데, 이런 위험한 상황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지 않았나'라고 질문하자 한 총리는 "집회는 참가하는 각 집단들이 있고, 그 집단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예방 차원에서 (경찰이) 계획을 세운다"며 "(광화문 집회는 보수와 진보) 두 그룹이 있었고 각 단체의 총원은 3만 명과 2만5000명이다. 두 집단이 충돌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각 집단을 위해서 시설도 제공하는 등 군중관리가 제공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단 간) 충돌 위험이 있으면 이에 대한 데이터와 정보를 갖고 검열하거나 미리 집계하고 교통도 확인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태원의 경우) 10만 명이 있다고 하더라도 각 이념 차이가 없고,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감안하면 집단 간 충돌 리스크도 없기 때문에 광화문 집회와 이태원 참사는 (경찰력 배치 논의의) 시작점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진솔한 사과를 건의할 생각이 있나'란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사과를 한 것으로 안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한 총리는 이 장관의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제도적 미비 때문에 경찰을 아무리 넣어도 소용없었다는 뜻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며 두둔했다. 이 장관은 사고 하루 후인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긴급회의 때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가 논란의 중심에 선 상태다.
이 장관은 사고 사흘 만인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이 자리에서 "사고 예방 등 조치가 미흡했다"고 사과했다.
한 총리는 사고가 발생하기 4시간여 전에 최초 112신고가 있는 등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응이 확인될 경우 "책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주최가 없는 행사에서의 경찰의 법적·제도적 사전 관리 방안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총리는 "주최측이 없는 상황에서 경찰이 중앙통제된 방법에서 군중관리를 할 수 없다"며 "전체적인 시스템을 바꿀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총리는 "명백한 것은 (사고를 막기 위한) 완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시스템상에서 그런 부분이 있었단 점"이라며 "담대하게 문제를 직면하고 지자체와 공조해서 조속하게 문제를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한국에서 애도의 뜻과 별개로 금전적 지원을 하는 게 옳냐, 그르냐의 분쟁이 있다'는 언급에 "전체적인 재앙이고 그들이 (이태원에) 간 게 잘못은 아니니 (정부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의견을 가진 분도 있다"고만 답했다.
한 총리는 "한국은 사고가 일어날 때 제대로 적절히 대응하는 편"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런 부분의 역량을 제고하는 데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브리핑은 예정된 1시간을 넘겨 2시간20분 동안 진행됐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이혼한 아내와 19년 동거…70대 중견배우의 속사정 - 머니투데이
- 서정희, 전남편 서세원과의 결혼 생활 언급 "위태할 때 이 악물어" - 머니투데이
- "김구라 아내, 키 크고 얼굴 예뻐"…실물 본 장영란 '극찬' - 머니투데이
- '왕년의 CF퀸' 엄유신 "팔 보였다고 과다노출…출연정지 당했다" - 머니투데이
- 서장훈, 2세 얘기에 한숨 "애는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 머니투데이
- '성적으로 문란한 자'…목사님이 블로그에 대학생 비난 글 - 머니투데이
- '핼러윈 축제' 끝나자 곧바로 '쓰레기 축제' 열렸다[르포] - 머니투데이
- 자가 연골 이식에서 줄기세포 주사까지…'인공관절' 최대한 늦추려면 - 머니투데이
- "여보, 우리도 차 바꿀까"…싹 바뀐 팰리세이드·스포티지, 신차 쏟아진다 - 머니투데이
- 코미디언 이재훈, 귀촌 후 카페 사장 변신…'장발·수염' 달라진 모습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