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에 마네킹이 흔들려···'이태원 참사' 분석한 日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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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2명을 포함해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외신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의 한 방송사가 마네킹을 동원해 당시 현장을 재현하면서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일본 ANN 방송은 지난달 31일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사상자 154명(보도 당시 기준)의 군중 눈사태 현장 재현'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스튜디오에는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을 재현한 구조물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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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2명을 포함해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외신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의 한 방송사가 마네킹을 동원해 당시 현장을 재현하면서 사고 발생 원인을 분석했다. 시청자들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일본 ANN 방송은 지난달 31일 ‘재해가 발생한 이유는? 사상자 154명(보도 당시 기준)의 군중 눈사태 현장 재현’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방송에서 진행자는 “서울 번화가 이태원 핼러윈 행사에 모인 많은 젊은이가 군중 눈사태에 휘말려 일본인 2명을 포함해 154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라고 전했다. 이에 기자는 “왜 154명의 희생자가 이 좁은 길에서 나온 것일까. 사고 현장의 언덕을 재현해 검증하겠다”라고 말했다.
스튜디오에는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골목을 재현한 구조물이 설치됐다. 구조물은 경사도 10%(경사각 5.7도)의 비탈길을 재현했고 크기는 1㎡였다. 당시 골목에 가득했던 사람들을 묘사하기 위해 그 위에는 9개의 마네킹이 바짝 붙어 세워져 있었다.
기자는 “여기는 비교적 급격한 내리막이다. 화면에서는 완만해 보이지만 실제로 올라가 보면 경사가 급격해 조심해야 한다”라며 “몸을 조금만 기울여도 앞으로 쏠린다. 휠체어 슬로프보다 2배 정도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네킹 사이로 직접 들어간 기자는 “1㎡에 10명 이상이 들어가면 군중 눈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라며 “제 눈앞에는 앞사람의 후두부가 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으며 압박감이 든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건 마른 체형의 마네킹인데 실제로 사람들이 더 두꺼운 옷을 입고 소지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압박감이 더 심하다”며 “발밑은 당연히 보이지 않는다. 경사가 더 급격하게 느껴지고 어느 쪽이든 무서운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로 몸을 지탱하고 있어 넘어지지 않지만 누군가 허리를 숙이거나 땅에 떨어진 걸 주우려고 하면 주위에 있던 사람은 지탱하던 것이 없어져서 넘어지고, 또 그 앞에 있던 사람도 함께 넘어지는 등 도미노처럼 우르르 쓰러진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기자는 “50㎏의 압력이 가해지면 사람은 답답함과 공포를 호소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쓰러져 포개진다면 제일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는 수백㎏의 압력이 가해진다”고 말했다. 또 서 있는 채로 압사당한 사람을 언급하면서 “강한 압력에 노출되면 혈류가 제한돼 30초 뒤 의식을 잃고 약 6분 만에 죽음에 이른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많은 네티즌들은 이해가 쉬워서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의 냉철한 분석 감사합니다”, “모형으로 재현하니 실제 그 상황에 있는 느낌이 든다", "그래픽보다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직관적이라 와 닿는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일 오전 11시 기준 이태원 참사 사망자는 총 156명이다. 중상자 2명이 이날 사망해 사망자 수가 늘어났다.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이다. 국적은 이란 5명, 중국·러시아 각 4명, 미국·일본 각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각 1명이다.
김민혁 기자 mineg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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