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이 무서워졌어요”… 압사 피하기·CPR 공유하는 시민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장한서 2022. 11. 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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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이 무서워졌어요. 사람 많은 곳에서 넘어졌을 때 대처하는 법이나 심폐소생술(CPR) 하는 방법도 찾아보고 있어요."

유동인구가 많기로 손꼽히는 신도림역에서 2호선을 갈아타는 직장인 김모(29)씨는 "출근길에 인파가 너무 몰려 사람 사이에 끼인 채 가는 날이 많다. 이태원 사고 이후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며 "계단을 오갈 때도 앞으로 쏠리지 않을까 신경 쓰인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일어나 인파가 몰리는 시간을 피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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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인파 몰리는 시간 극도의 긴장
“계단 오르내릴 때 쏠리지 않을까 걱정”
군중 속 넘어질 땐 웅크린 자세 취해야
숨을 쉴 수 있게 가슴 위로 팔짱 껴야
심폐소생술 강습 받으려는 문의 폭주

“출근길 지하철이 무서워졌어요. 사람 많은 곳에서 넘어졌을 때 대처하는 법이나 심폐소생술(CPR) 하는 방법도 찾아보고 있어요.”

유동인구가 많기로 손꼽히는 신도림역에서 2호선을 갈아타는 직장인 김모(29)씨는 “출근길에 인파가 너무 몰려 사람 사이에 끼인 채 가는 날이 많다. 이태원 사고 이후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며 “계단을 오갈 때도 앞으로 쏠리지 않을까 신경 쓰인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일어나 인파가 몰리는 시간을 피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사진=뉴스1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뒤 ‘만원 버스’, ‘지옥철’ 등 대중교통에서 출퇴근 시간대 높은 밀집도를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시민들의 공포심이 커지고 있다.

출근길에 지하철 9호선 급행열차를 이용하는 직장인 박모(31)씨는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할 때면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며 “누가 밀어서 넘어지거나, 열차가 갑자기 멈춰 선다면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질까 무섭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몰리는 축제 현장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반응도 있다. 지난달 100만명이 모인 ‘여의도 불꽃축제’에 갔던 대학생 A씨는 “당시에 사람이 너무 많아 출입이 금지된 잔디밭에 들어가는 사람도 많았다. 빠져나오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렸다”며 “당시를 회상해보면 큰 사고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저마다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인파 속에서 넘어졌을 때 대처하는 방법이나 옆 사람이 쓰러졌을 때 CPR 등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고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압사 관련 사고 유형별로 대처 방법이 담긴 게시글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들은 ‘리트윗’, ‘공유하기’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1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경찰관들이 이미경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강사로부터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받고 있다. 뉴스1
한 게시글에는 군중 속에서 넘어질 경우에 대한 대처법이 담겼다. 인파 속에서 쓰러질 때는 머리를 감싸고, 팔과 다리를 최대한 몸 쪽으로 끌어당겨 웅크리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가슴이 눌리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밟히는 부위도 상대적으로 적다. 숨을 쉴 수 있도록 가슴 앞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가슴 위로 팔짱을 끼는 등의 대처도 중요하다. 이 글에는 “유익한 정보를 알아 간다” 등의 반응이 담긴 댓글이 이어졌고, 수백 건 이상의 공유가 이뤄졌다.

이번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보고 CPR 등 응급처치를 배우기로 한 이도 많다. 직장인 이모(27)씨는 “군대에서 복무할 당시 잠시 배웠지만, 실전에서 잘할 수 있을지 몰라서 다시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강습을 받으려는 시민들의 문의도 늘어났다. 대한심폐소생협회의 홈페이지 접속량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다음 날 평소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학교에서 어릴 때부터 CPR는 물론, 다양한 상황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초등학교의 경우 보건교과가 따로 없고, 중·고교는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어 다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 교육에 한계가 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각 지역별로 안전체험관에서 대부분 무료로 CPR 등의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정작 국민들이 이를 잘 모른다”며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교육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분기별로 최소한 1번 이상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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