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방류와 반려동물 돌보기에 열심인 우리···‘먹는 동물’은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인간적인가’
“동물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 우리는 어떻게 동물과 함께 살 것인가?”. 계간 <철학과 현실> 편집인 이진우(포스텍 인문사회학 명예교수)는 이 질문을 두고 “인간의 질문이고 인간의 맥락”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인간다움’을 평가한다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동물은 사실 ‘인간다움’의 거울인 셈이다. 사자가 ‘사자답게’, 개가 ‘개답게’, 고양이가 ‘고양이답게’, 고래가 ‘고래답게’ 살아가도록 배려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인간다움의 문제이다.…지금은 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점을 찾음으로써 인간다움을 추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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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현실> 가을호 특집은 ‘동물’이다. “동물을 어떻게 대해야 인간적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다. ‘동물로 본 우리 사회’란 주제로 특별 좌담을 마련했다. 김성한(전주교육대 부교수), 이주향(수원대 교양대학 교수), 전의령(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부교수), 천명선(서울대 수의과대학 부교수)이 참여했다. 육식과 학대 등 동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러 현실 문제를 이야기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남방큰돌고래’ 이야기를 두고도 논의를 이어갔다. 천명선은 “포획된 어떤 동물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훈련해서 다시 야생으로 돌려보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이 우리 인간에게는 매우 부족하다. 구체적인 노력 없이 단순히 갇힌 동물을 방사 또는 방류하는 것은 오히려 동물에게 위험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국가가 제도로 다루는 동물 즉 모피를 쓰려고 키우는 동물의 경우에는 국가가 제도적으로 그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김성한은 돌고래 구조 등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대체로 야생동물과 반려동물에게만 관심을 두는 문제도 지적한다. “우리가 즐겨 먹는 동물들은 엄청난 고통 속에 살고 있음에도 그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들을 두지 않죠.” 그는 “(우리가 먹을 대상 즉 고기로 여기는 가축도) 고통을 느끼는 존재이고, 반려견 못지않게 상당한 자의식도 있는 존재”라고 했다.
전의령은 “인간 사회에서 육식하지 말고 채식을 하자는 것이 제 답은 아니지만, 한편으론 우리가 인간관계에서나 인간 사회 구조 자체에서, 정말 아주 근본적인 차원에서 만연할 수밖에 없는 고통을 얼마나 어떻게 배려하고 해소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근본적으로 가능한가에 대한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동물권과 동물복지, 인간중심주의 문제 등을 두고도 논의했다.
<철학과 현실>은 특집을 내며 칼럼 ‘동물보호 운동과 반려동물 열풍의 역사적 기원’(송충기), ‘동물을 사랑하는 것과 윤리적으로 대하는 것’(최훈)도 실었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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