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15% 차지하는 HER 2 양성 위암, 4기라도 삼중 항암 요법 쓰면 77% 효과

권대익 2022. 11. 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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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항암제는 1세대 세포독성 항암제, 2세대 표적 항암제, 3세대 면역 항암제로 구분한다. 세포독성 항암제는 빠르게 성장하는 세포를 공격하지만 암세포와 일반세포를 구분하지 못하기에 부작용이 심했다. 2세대 표적 항암제는 암세포에만 반응하지만 오래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3세대 면역 항암제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원리다.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ㆍ인간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 양성 (+) 위암 표준 항암 치료법은 세포독성 항암제와 표적 항암제 병용 요법이었다.

HER2는 암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 수용체로 암세포를 빠르게 분열시키므로 HER2 양성 위암은 음성보다 공격적이다. HER2 양성(+) 위암은 전체 위암의 10~15% 정도를 차지한다.

그 동안 면역 항암제 단독 요법과 세포독성 항암제, 면역 항암제 병용 요법 효과를 밝힌 연구는 있었지만 세포독성 항암제와 표적 항암제에 면역 항암제를 더한 3중 요법에 관한 연구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4기 HER2 양성 위암에서 세포독성ㆍ표적ㆍ면역 항암제를 같이 사용했을 때 치료 효과를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라선영ㆍ정민규ㆍ김효송ㆍ이충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정현철 연세대 명예교수는 화순전남대병원ㆍ강북삼성병원ㆍ강남세브란스병원ㆍ한림대성심병원과 공동 연구를 통해 세포독성ㆍ표적ㆍ면역항암제 삼중 요법의 4기 HER2 양성 위암 치료 반응률이 76.7%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IF 17.694)’에 실렸다.

연구팀은 4기 HER2 양성 위암 환자의 항암제 3중 요법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2017~2019년 연세암병원 등 5개 기관 4기 HER2 양성 위암 환자 43명을 대상으로 삼중 요법 치료를 진행했다.

세포독성 항암제는 카페시타빈ㆍ시스플라틴을, 표적ㆍ면역 항암제는 각각 트라스투주맙ㆍ펨브로리주맙을 사용했다.

추적 관찰 기간 중앙값 약 18개월 간 종양 크기 감소 등 객관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환자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은 76.7%로 좋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

특히 환자 7명은 총 치료 기간인 2년 동안 암 진행이 없어 항암 치료를 종료할 수 있었다.

무진행 생존 기간(Progression Free Suvival)과 전체 생존 기간(Overall Survival)은 각각 8.6개월, 19.3개월이었다. 1년 무진행 생존율은 41.9%,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인 반응 지속 기간(Duration of response) 중앙값은 10.8개월로 나타났다.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ㆍ표적 항암제 병용 치료 효과는 객관적 반응률 47%, 무진행 생존 기간 6.7개월, 전체 생존 기간 13.8개월로 삼중 요법이 기존 치료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또 치료 환자가 보인 부작용은 세포독성 항암제와 관련 있는 부작용으로 면역 항암제를 추가 사용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환자 종양 조직에 대한 유전체 연구를 이어갔다. 삼중 요법에 반응이 있는 환자군 검사 결과, HER2 유전자 증폭은 물론 암 성장을 촉진하는 RTK·RAS 단백질 신호 전달 경로에서도 유전자 변이를 발견했다.

치료 후 이들 환자에게서는 암세포를 사멸하는 신생 항원 양(Neoantigen Load)이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삼중 요법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다국적 2상 임상 연구로 연구팀은 3상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3상 임상 중간 분석 결과도 2상 연구와 똑같이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연구 대상인 삼중 요법을 조건부 신속 승인했다.

라선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HER2 양성 위암에서 항암제 삼중 요법이 종양 감소와 생존 기간 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밝혔다는 것에서 의미가 크다”며 “FDA가 삼중 요법을 조건부 신속 승인한 만큼 삼중 요법이 HER2 양성 위암의 새로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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