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4프로 생산 차질?…中 폭스콘 직원 대탈주에 '발 동동'

조아라 2022. 11. 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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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웨이보


애플 아이폰 대규모 생산기지인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대거 탈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봉쇄 조치의 일환으로 공장 외부와 차단한 채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방식을 견디다 못해 집단 탈출한 것이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14 프로(고급형) 모델은 지금도 주문 후 제품을 받기까지 3~4주씩 걸리는데, 이번 사태 여파로 제품 출고 대기 기간이 더욱 길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집단 탈주 사태를 빚은 폭스콘 정저우 공장에서 아이폰14 프로 물량의 대부분을 만들고 있어서다.

1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등을 보면 현지 정저우시의 폭스콘 공장 탈출 행렬을 담은 영상들이 급속도로 퍼졌다. 영상 속 한 여성은 "폭스콘 공장 봉쇄로 담을 넘어 탈출하는 직원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2m 넘는 담 훌쩍'…아이폰 공장서 집단탈출

사진=바이두, 웨이보 캡처


지난달 중순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기 시작하자 폭스콘 정저우 공장도 지난달 19일 구내식당을 폐쇄하고, 외부와 차단한 채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폐쇄 루프' 방식으로 운영해왔다.

폭스콘 노동자들은 공장 폐쇄 상황에서 음식조차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집으로 가겠다"며 봉쇄를 뚫고 탈출하기 시작했다. 폭스콘 직원 왕판 씨는 "공장은 현재 인력 및 격리 장소 부족 등 통제 불능 상태"라고 현지 매체에 털어놨다. 봉쇄 상태에서 음식 및 의약품 공급 등까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직원들 불만이 터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진=바이두, 웨이보 캡처


정저우 공장의 근무 인원은 최대 30만명에 달한다. 탈주 인원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규모가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옌 씨는 "(자가격리 조치로) 기숙사 생활쓰레기, 의료 폐기물을 아무도 치우지 않는다. 청소부 모집을 위해 300~500위안씩 제시했지만 아무도 오려 하지 않았다"며 "공장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고향에 가려 한다"고 했다.

아이폰14 품귀…'개근 보너스' 내건 폭스콘  

사진=바이두, 웨이보 캡처


폭스콘은 이탈하는 노동자들을 붙잡기 위해 신규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일 폭스콘에 따르면 이달부터 정저우 직원에게 제공하는 하루 보너스를 기존 100위안(약 1만9000원)에서 400위안(약 7만8000원)으로 인상했다. 또한 11월 한 달간 15일 이상 근무할 경우 3000위안(약 58만원), 25일 이상은 5000위안(약 97만원)의 '개근 보너스'를 주기로 했다. 하루 400위안씩 지급되는 보너스를 합치면 최소 11월에만 1만5000위안(약 290만원)에 달하는 급여를 받게 된다.

그간 폭스콘은 생산 인력 확보를 위해 특별 보너스를 지급해왔지만, 이같은 보너스 인상 조치는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진=뉴스1


업계에서는 신형 아이폰14 시리즈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세계 아이폰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엑소더스로 다음달 아이폰 출하량이 30% 감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월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 중 고급 모델인 프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고급 모델에 수요가 쏠리고 있으나 중국 공장의 잇따른 폐쇄 조치로 공급이 따라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애플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폰14 프로(512GB) 실버 모델을 주문하면 최소 3주 이상 지나야 배송받을 수 있다. 같은 기종으로 미국 애플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려 해도 약 3~4주가 걸린다.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선 웃돈을 얻어 파는 리셀러들도 등장했다. 다만 폭스콘 측은 "현재 생산 능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아이폰14프로 물량 85% 차지…애플 실적에 악영향 줄까

사진=AP


중국 폭스콘 공장의 봉쇄 조치는 애플의 2023 회계연도 1분기(2022년 10∼12월) 실적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전체 매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폰의 공급이 감소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애플 발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약 190개에 달하는 공급망 가운데 50개 이상이 중국에 위치해 있다.

이반 람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아이폰 출하량의 9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고, 이 가운데 아이폰14 프로 모델 물량의 85% 이상은 정저우 폭스콘(공장)에서 만들어진다"며 "자재 공급, 인력 채용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당장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기 어렵다"고 했다.

최근 아이폰 판매는 시장 전망치를 밑돌고 있다. 애플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2022 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액은 901억5000만달러였다. 이 가운데 아이폰 매출은 426억달러로 전년 동기(389억달러)보다 늘었지만 시장전망치(430억달러)는 소폭 밑돌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이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이폰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며 "다만 아이폰 14 프로의 공급이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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