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연습생 협박' 없었다"…'핵심 증거' 화장실 사진도 반박(종합)

'비아이 마약 수사무마' 양현석, 재판서 직접 혐의 부인
재판부, 오는 14일 결심 공판 절차 마치고 판결 내릴 듯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 1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양 전 대표는 YG 소속 연예인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고발한 공익신고자가 경찰에서 진술을 바꾸도록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2.9.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준성 김근욱 기자 = 소속 가수의 마약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공익제보자 A씨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서태지와아이들로 데뷔해 30년 동안 연예인 생활을 했다"며 "어린 친구한테 말도 안 되는 가벼운 말을 했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1일 보복협박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 등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양 전 대표는 피고인 신문에서 직접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양 전 대표는 "연예계, 화류계에서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고 협박했다는 공익신고자 A씨의 증언에 "그런 말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양 전 대표는 "서태지와아이들로 데뷔해 30년 동안 연예인 생활을 했고 연예인을 관리하고 어린 친구들을 교육시키는 입장"이라며 "제가 그런 말을 한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평소 저는 누구에게 조심스레 말하는 사람"이라며 "제 나이가 50대 중반인데 어린 친구한테 그런 말도 안되는 가벼운 말을 했다는 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A씨가가 YG사옥에서 찍었다는 '화장실 사진'에 대해서도 "너무 얼토당토 않은 얘기라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6년 8월 23일 저녁 무렵 YG사옥 7층에서 양 전 대표를 만나 비아이(김한빈) 마약 의혹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라는 협박을 2시간여 당했으며, 증거를 남겨둬야겠다는 생각에 3층 혹은 4층에 있는 화장실로 가 사진을 찍었다고 증언했다.

A씨가 자신의 SNS에 올리기도 한 해당 사진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로고와 함께 '2016년 8월 23일 오후 10:38'이라는 시간이 함께 적혀 있는데, 검찰은 해당 사진이 양 전 대표의 보복협박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이 당시 YG사옥에서 만나 대화한 시간에 대해서도 A씨 측은 '2시간30분~3시간', 양 전 대표 측은 '20분 정도'라고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사진의 진위 여부가 더욱 의미가 있다.

A씨가 해당 사진을 실제 YG사옥에서 찍었다면, 양 전 대표와 만난 시간으로부터 2시간가량 지난 '오후 10시38분' A씨가 YG사옥에 있었음이 증명되기 때문이다.

다만 양 전 대표는 "제가 YG 구사옥과 신사옥을 다 직접 관여하고 건축했다"면서 "YG사옥 남여화장실은 각각 한 칸씩밖에 없는 비좁은 공간인데, A씨가 법정에서 (화장실 칸이) 6~7개 있었다고 증언했을 때 '한번도 YG사옥 (화장실에) 가본 적이 없구나'를 확신했다"고 말했다.

양 전 대표는 또 A씨를 만난 사실은 있다면서도 협박, 강요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양 전 대표는 "A씨를 만나 '너는 나이도 어리고 꿈도 연예인이면서 이러고 다니면 되겠냐'는 식으로 위로하고 그의 말을 들어주는 분위기로 시간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이어 "착한 애가 돼야지 왜 나쁜애가 되려 하냐"는 발언에 대해선 "A씨가 마약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어 걱정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A씨가 대화 중 녹음기를 켜고 있을지 몰라 말을 굉장히 조심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제가 한빈이(비아이)보다 더 조심해야 할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는 14일 결심 공판을 진행하는 절차를 마지막으로 양 전 대표의 보복 협박에 대한 선고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양 전 대표는 아이콘(iKON)의 전 멤버 비아이(김한빈)의 마약투약 의혹을 공익제보한 A씨에게 진술 번복을 강요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가수 연습생이었던 A씨는 2016년 마약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비아이의 마약투약 의혹을 진술했다가 번복한 바 있다. 그는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YG 측에서 외압을 받아 진술을 번복했다고 공익제보했다.

A씨는 지난 4월 증인으로 출석해 양 전 대표가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고 협박했다며 "진술을 번복하면 사례비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js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