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물류로봇' 품은 롯데쇼핑 "쿠팡, 한판 붙자"
롯데쇼핑이 인공지능(AI)과 로봇,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물류 혁신에 나선다. 이커머스로 무섭게 성장하는 쿠팡에 자극받은 유통 공룡 롯데가 물류 혁신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다.
롯데쇼핑은 물류센터에서 AI 로봇 수백 대가 고객 주문에 맞춰 물건을 집고 포장한 뒤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배송까지 진행하는 최첨단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시장 강자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1일 롯데쇼핑은 영국의 글로벌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비즈니스 관련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은 이번 계약을 통해 주문에서 배송까지 온라인 그로서리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쿠팡·SSG닷컴 등 경쟁사들에 맞서 국내 온라인 식료품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통상 온라인에서 고객 주문이 접수되면 주문 내역이 가까운 마트로 연결돼 직원들이 고객의 상품을 담고, 이를 다시 포장해 배송하는 절차를 거친다. 오카도는 이와 달리 물류창고에서 고객 주문량과 재고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주문과 동시에 로봇이 신속하게 제품을 포장대로 운반해 포장한 뒤 이를 배송 차량에 보내 고객에게 전달한다. 2000년 골드만삭스 출신 3명이 설립한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업체 오카도는 이 같은 스마트 플랫폼을 바탕으로 창업 20여 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유통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의 핵심은 '고객풀필먼트센터(CFC)'라고 불리는 첨단 물류창고다. CFC 내부에는 상자들이 격자 모양으로 층층이 쌓여 있는데, 캐비닛 형태 로봇 수백 대가 격자 레일 위를 오가며 상자에서 물품을 꺼낸 뒤 이동시켜 포장해준다. 루크 젠슨 오카도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로봇은 시간당 700개 품목을 꺼낼 수 있는데, 이는 같은 시간 인간이 꺼낼 수 있는 품목 수(200개)보다 3.5배 많다.
CFC 내부 제어 시스템은 개별 로봇들과 초당 10회 통신하면서 이들이 부딪치지 않고 물품을 가져오도록 명령을 전달한다. 오카도는 제품 포장 이후 트럭 화물 칸 어느 위치에 물품을 놓고, 어떤 경로로 이동해야 최단 시간에 배송이 가능한지 예측하는 시스템도 구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데이터와 AI에 기반한 수요 예측으로 식품 폐기율을 대폭 낮춘 것도 특징이다. 오카도의 식품 폐기율은 0.4% 수준으로, 국내 대형마트(3%)나 슈퍼(4%)에 비해 현저히 낮다.
롯데쇼핑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 도입과 운영을 위해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2025년 첫 번째 CFC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CFC 6개를 오카도와 구축한다. 롯데쇼핑은 CFC 용지와 건축 비용을 부담한다.
롯데쇼핑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 도입을 통해 상품 변질, 품절, 상품 누락, 오배송, 지연배송 등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해오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온라인 쇼핑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CFC를 통해 적재 가능한 상품 종류가 기존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고객들은 한층 다양한 상품을 한 번에 주문하고 받아볼 수 있게 된다"며 "매 시간 간격으로 배차가 이뤄지는 만큼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지연 없이 주문 물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오카도와의 제휴를 통해 2032년까지 국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의 구매 이력과 성향에 기반한 개인화 마케팅이 가능한 별도의 플랫폼도 론칭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그로서리 시장은 135조원 규모다. 온라인 침투율은 25% 안팎으로 다른 상품군에 비해 낮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인 김상현 부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롯데 유통군이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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