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머리띠’ 찾아라” 마녀사냥식 색출 논란 [이태원 핼러윈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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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과 그의 일행 5∼6명이 고의로 군중을 밀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들에게 비난이 쏠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일부 사람이 고의로 밀었다는 얘기는 사실 관계를 확인해봐야 할 일"이라며 "일부 시민이 사고를 유발한 것처럼 몰아가고, 그 사람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건 사고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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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지목된 남성 피해 호소
“원인 조사 중… 책임 몰아선 안돼”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과 그의 일행 5∼6명이 고의로 군중을 밀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들에게 비난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퍼지며 애꿎은 피해자가 생기거나, 국가의 책임이 가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일부 사람이 고의로 밀었다는 얘기는 사실 관계를 확인해봐야 할 일”이라며 “일부 시민이 사고를 유발한 것처럼 몰아가고, 그 사람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건 사고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의 본질은 굉장히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 동선과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이 제일 크다는 것”이라며 “안에 있었던 일부의 돌발 행동, 부적절한 행동에 참사 책임을 온전히 물을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책임 소재는 반드시 가려야 하지만, 수사를 통해 사실 여부가 확인된 후 책임을 물어도 늦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승 연구위원은 “행위자에 의해 사망의 결과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행위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범인을 단정 짓는다면 범죄자가 아닌 사람을 범죄자로 오인하거나, 국가의 책임이 가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SNS에서 사고 유발자로 지목된 남성이 “마녀사냥 당하고 있다”며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토끼 머리띠를 하고 그날 이태원에 방문한 사실은 맞지만, 사고 당시 저와 친구는 이태원을 벗어난 후”라면서 지하철 탑승 내역을 공개했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토끼 머리띠 남성 무리의 밀기에서 비롯됐다는 소문의 진위 여부 확인에 나선 상태다.
조희연·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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