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당적 협력' 하루만에 … 이재명 "정부 무능·책임 따져야"

이지용, 김보담 2022. 11. 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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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정부 누구도 사과 안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헌화를 마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22.11.1. 현장풀 박형기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초당적 협력'을 선언한 지 하루 만인 1일 '이태원 참사'에 대해 "명백한 인재이고 정부의 무능과 불찰에 따른 참사가 맞는다"고 맹폭했다.

검찰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고삐를 조여오자 다시 강공 모드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의원총회에서 "이번 참사는 제도 부족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금부터 이 사고가 왜 발생했는지, 피할 수 있는 사고였는지 철저히 규명할 때가 됐다"며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을 예고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일은 천재지변도 아닌데 내 가족, 친지, 이웃이 왜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야 했는지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며 "당연히 책임 소재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어느 누구도 이번 사건에 책임이 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며 "정부 당국자가 대통령부터 총리, 장관, 구청장, 시장까지 하는 일이라곤 '우리는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전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형사 책임은 형사와 검사가 밝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발언 논란이 일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겨냥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애도에 집중하는 기조에서 전환해 '진상 규명' 요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다음주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한 현안 질의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런 강공 모드는 전날까지 이 대표 스스로 '초당적 협력'을 외친 터라 다소 의외다. 지난달 30일 긴급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은 다른 어떤 것을 다 제쳐놓고 정부의 사고 수습과 치유를 위한 노력에 초당적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이 같은 태도의 급전환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검찰 수사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현재 검찰에 구속된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부원장은 검찰에 휴대폰 비밀번호 제출을 거부하고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공소시효 문제를 피하려고 포괄일죄(수개의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범죄를 구성)로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1년간 검찰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와 관련해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사업 관련자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에만 초당적 협력을 요구하고 검찰 수사는 국가애도기간도 없이 일사천리인 격이 아니냐"며 "우리도 협력할 건 협력하고 따질 건 따져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김현정 민주당 대변인은 공식성명을 내고 "이 대표에게 감출 것은 없다"며 "검찰이 아무리 정치탄압 조작 수사에 매달려도 명백한 진실을 가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경찰청에서 공개한 이태원 사고 112 신고 녹취록과 관련해 여야가 한목소리로 경찰의 대응을 질타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위험성을 알리는 다수의 112 신고에도 초동 대처에 미흡했던 것에 매우 유감스러울 따름"이라며"관련 대응 매뉴얼도 재정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신고 처리는 물론 현장 대응 상황 등 사회 전반의 안전시스템 개선을 위해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경찰이 시민들의 도와달라는 신고에 대해서 조금만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이토록 비통한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며"압사당할 위험에 처한 시민들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답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지용 기자 / 김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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