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美 대학생은 하원의원 조카… 18살 日 유학생도 스러져 [이태원 핼러윈 참사]
웬스트럽 의원 “가족들 슬픔 빠져”
한국어 전공 카자흐 대학원생 등
유학생들 피해 커… 현지서도 추모
5명 숨진 이란서 “정부 관리부실”
외교부 “현지 대변인의 사적발언”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소중한 목숨을 잃은 외국인 희생자의 사연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친구들은 고인이 “밝고 친절했다”고 기억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지난달 31일 한국에 입국해 시신이 안치된 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사망 미국인 2명 중 1명인 앤 마리 기스케(20)씨는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조카인 것으로 드러났다. 오하이오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 브래드 웬스트럽 하원의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우리 가족은 조카딸의 사망을 슬퍼하고 있다”며 “신이 우리 가족에게 준 선물이었고, 우린 무척 사랑했다”고 밝혔다.
추모공간 찾아 애도하는 외국인들 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이태원 압사 참사 추모공간을 찾은 이스라엘 관광객들이 희생자의 명복을 빈 뒤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외국인 26명이 사망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
영국 BBC방송은 안타까운 외국인 희생자 사연을 실명과 함께 보도 중이다. 호주 국적의 영화 프로듀서 그레이스 래치드씨는 오는 12일 24번째 생일을 앞두고 친구 2명과 함께 이태원에 방문했다가 변을 당했다. 고인은 배우 오드리 헵번 복장으로 핼러윈을 즐기려 했으나, 사고가 발생한 골목에 서 있다가 인파에 휘말렸다.
래치드와 함께 이태원에 방문했던 친구는 SNS에 고인이 쓰러진 뒤 경찰관이 올 때까지 30분가량 기다렸고, 인근에 있던 일반인에게 심폐소생술(CPR)을 받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고도 주장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는 이러한 언급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며 “향후 각별한 주의 및 재발 방지를 강력 요청했다”고 했다. 이어 “이란 측을 즉시 접촉해 확인한 결과, 이란 측은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적 언급이 기사화된 것이라고 해명해왔다”고 전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참사로 외국인 26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이란 5명 △중국·러시아 각 4명 △미국·일본 각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각 1명이다.
도쿄·워싱턴·베이징=강구열·박영준·이귀전 특파원, 이병훈·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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