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안전관리계획, 원칙 무시하고 서면 심의
[앵커]
이태원 참사를 두고 주최 측이 없어 사고를 예방하기도 어려웠고, 책임 소재도 따지기도 쉽지 않단 얘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취재해보니 주최자가 있는 행사의 안전관리계획 마련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었습니다.
지역 축제들의 안전관리계획을 손준수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1시간에 천 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열려면, 자치단체에 안전관리계획을 내야 합니다.
지역축제의 경우, 의무 사항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지난달 31일 : "주최 측이 안전 관리 계획을 수립해 지자체와 경찰 소방 등에 검토와 심의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지침에는 '대면 심의'가 원칙입니다.
직접 만나 설명을 듣고 토론하면서 안전관리계획을 더욱 꼼꼼하게 들여다보라는 취지입니다.
그런데 지역 축제를 들여다 보니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는 11일, 전남 해남군이 개최하는 해남 미남 축제.
음식 축제여서 가스버너 등 화기를 사용하는 만큼 안전이 중요하지만 심의는 서면으로만 진행됐습니다.
[해남군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하게 이유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서면으로 좀 했습니다."]
지리산 피아골 단풍축제는 물론 영암 월출산 국화축제, 보성 꼬막축제, 장성 백양 단풍축제 등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구례군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은 서면 심의로 조금 하고 있어 가지고요."]
전문가들은 안전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대책 수립을 마련하는 절차인 만큼 훨씬 꼼꼼한 계획 수립과 심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송창영/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 : "자문 수준의 '적합', '부적합' 이렇게 해서 할 얘기가 아니라 정말 항구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하거든요. 앞으로 이런 심의도 더욱 전문적으로..."]
행정안전부는 지역 축제장 안전 규정에 대면 심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손준수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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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수 기자 (handso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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