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안전관리계획, 원칙 무시하고 서면 심의
[KBS 광주] [앵커]
이태원 참사를 두고 주최 측이 없어 사고를 예방하기도 어려웠고, 책임 소재도 따지기도 쉽지 않단 얘기가 나오죠.
그런데 취재해보니 주최자가 있는 행사의 안전관리계획 마련도 눈 가리고 아웅이었습니다.
손준수 기자가 지역 축제들의 안전관리계획을 점검해봤습니다.
[리포트]
1시간에 천 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열려면, 자치단체에 안전관리계획을 내야합니다.
지역축제의 경우, 사실상 의무 사항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 : "주최 측이 안전 관리 계획을 수립해 지자체와 경찰 소방 등에 검토와 심의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행안부 매뉴얼 상 '대면 심의'가 원칙입니다.
직접 만나 설명을 듣고 토론을 하면서 안전관리계획을 보다 꼼꼼하게 들여다보라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11일, 전남 해남군이 직접 여는 해남 미남(味南)축제.
음식 축제여서 가스 등 화기를 사용하는 만큼 안전이 중요하지만 심의는 서면으로만 진행했습니다.
[해남군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하게 이유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서면으로 좀 했습니다."]
3년 만에 열려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 지리산 피아골 단풍축제도 사흘간 서면 심의로만 진행됐습니다.
[구례군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은 서면 심의로 조금 하고 있어가지고요."]
영암 월출산 국화축제, 보성 꼬막축제, 장성 백양 단풍축제 등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마찬가지입니다.
전문가들은 안전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대책 수립을 마련하는 절차인 만큼 보다 꼼꼼한 계획 수립과 심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송창영/광주대 방재안전학과 교수 : "자문 수준의 '적합', '부적합' 이렇게 해서 할 얘기가 아니라 정말 항구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되거든요. 앞으로 이런 심의도 보다 전문적으로..."]
행정안전부는 지역 축제장 안전매뉴얼에 대면 심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손준수입니다.
촬영기자:이우재
손준수 기자 (handso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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