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꼼수 가벽’이 골목 병목 키워…불법과 편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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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로 꼭 점검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이번 참사는 좁은 골목에 많은 사람들이 몰린 게 원인인데요.
그러잖아도 좁은 골목을 더 좁게 만든 건, 해밀톤 호텔이 꼼수로 만든 가벽이었습니다.
이렇게 안전을 위협하는데도, 지붕이 없어서 불법이 아니라는데요.
일단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장하얀 기자입니다.
[기자]
주황색 통제선 너머로 분홍색으로 칠한 철제 벽이 보입니다.
10미터 넘는 길이에 출입문과 CCTV까지 달려 있습니다.
호텔 측이 에어컨 실외기를 가리려고 설치한 가벽입니다.
이 가벽은 최소 2009년부터 13년간 설치돼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성민 / 이태원 상인]
"그전부터 있던 길(가벽)이에요. 오래됐죠. (지나다니면서 보셨던.) 그럼요."
당초 이 공간은 통행을 위해 골목으로 남겨둬야 하지만 호텔이 임의로 점용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좁은 골목길은 더 좁아졌습니다.
골목 위쪽은 폭이 5m 이상이지만 아래쪽으로 갈수록 좁아지고, 가벽까지 침범해 3.2m까지 줄어듭니다.
[이태원 상인]
"실외기 같은 것도 옥상으로 올리면 되는데 그 밖으로. 구청에서 관리를 해줬으면 (좋았는데.)"
누가 봐도 불법 구조물로 보이지만, 불법이 아닙니다.
지붕과 기둥이 있는 것만 건축물로 본다는 현행법을 교묘히 비켜 갔기 때문입니다.
[김동헌 / 우석대 대학원 재난안전공학과 겸임교수]
"건축물은 지붕과 기둥 이런게 있어서 하나의 장소를 차지하는 그런 게 돼야하는데 거기는 그냥 보도예요. (가벽이) 물리적으로 공간을 폭을 줄인 게 되는데."
경찰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황창선 /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
"도로법이라든지 건축법 등의 저촉을 받거나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여지고요."
불법과 편법사이, 그 좁은 골목 안에선 300명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희
영상편집: 최창규
장하얀 기자 jwhit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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