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할만큼 했고 책임질 게 없다니”…용산구청장에 일침

2022. 11. 1.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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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이태원 압사 사고 희생자들을 향한 추모의 글을 올렸다.

허지웅은 1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써 "라디오를 여는 글을 쓰려고 새벽부터 앉아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며 "아직 내 스스로가 평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무엇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고 쓰더라도 어떤 쓸모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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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이태원 압사 사고 희생자들을 향한 추모의 글을 올렸다.

허지웅은 1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써 “라디오를 여는 글을 쓰려고 새벽부터 앉아서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며 “아직 내 스스로가 평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체 무엇에 대해 글을 쓸 수 있고 쓰더라도 어떤 쓸모를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주최가 없으면 시민의 자격을 상실하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할 만큼 했고 책임질 게 없다는 말잔치의 홍수 속에서 정작 내 입과 손끝에서는 쓸모 있는 말이랄 게 모두 사라져 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스칼 키냐르는 그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음악은 말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저 거기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윌리엄 볼컴이 아버지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곡 ‘우아한 유령’으로 오프닝을 대신하겠다”고 알렸다.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 [MBC뉴스]

이날 올라온 허지웅의 글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전날 발언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박 구청장은 이태원 합동분향소를 조문한 뒤 MBC를 통해 “저희는 전략적인 준비를 다 해왔다”며 “(인파 예상을) 못한다. 작년보다 많을 거라고 예측했지만 이렇게 단시간에 많을 거라고는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핼러윈은) 축제가 아니다. 축제면 행사의 내용이나 주최 측이 있는데, 내용도 없고 그냥 핼러윈 데이에 모이는 일종의 어떤 하나의 ‘현상’이라고 봐야 된다”고도 했다. 재난안전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나 민간이 개최하면서 1000명 이상 참가하는 지역 축제’는 안전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주최 측이 없는 핼러윈의 경우 지자체의 대비 의무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후 일각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발언이었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구청장은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관내에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며 “갑작스러운 사고에 자식을 잃은 유가족을 생각하면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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