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이탈+10승 투수 전멸'…선발진 개편, 이승엽에게 물었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내년 스프링캠프까지는 보면서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1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다음 시즌 선발진 개편 방향과 관련해 이야기했다. 올 시즌 두산 선발진은 2008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14년 만에 처음으로 10승 선발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외국인 선발투수 2명은 물론이고, 국내 선발진도 일단 손을 봐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은 올해 외국인 에이스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느꼈다.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부상으로 개막부터 이탈하면서 한 시즌이 꼬였다. 로버트 스탁이 그나마 버텨줬는데, 29경기에서 9승10패, 165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후반기부터 미란다의 대체자로 합류한 브랜든 와델은 11경기에서 5승3패, 65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스탁과 브랜든 모두 나쁘지 않은 결과를 냈지만, '1선발'을 기준으로 두면 둘 다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
이 감독은 외국인 원투펀치 구성과 관련해 "좋은 투수를 선별하고 있다고 믿는다. 누구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비디오를 보면서 외국인 담당 스카우트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워낙 좋은 투수들을 많이 뽑아줬기에 그 점을 믿고 싶다. 긴 이닝을 끌어줄 수 있고, 1년 내도록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을 건강한 투수가 필요하다"며 꼼꼼히 살펴보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2015년부터 리그 최정상급 1선발의 힘을 바탕으로 우승을 다투는 팀이었다. 더스틴 니퍼트(2016년), 조쉬 린드블럼(2019년), 미란다(2021년)가 한번씩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고, 라울 알칸타라는 2020년 20승 에이스로 확약하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이 감독이 "외국인 담당 스카우트들을 믿고 싶다"고 말한 배경이다. 다음 시즌 재도약을 위해서는 확실한 외국인 1, 2선발을 새로 찾아야 한다.
국내 선발진 구성 역시 원점에서 시작한다. 올해는 1차지명 트리오 최원준-이영하-곽빈으로 꾸렸으나 다음 시즌은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영하가 고교시절 특수 폭행, 강요, 공갈 등을 한 혐의로 현재 법정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 이영하의 빈자리를 채울 국내 선발 한 명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 감독은 취임식 당시 "이영하는 구단으로부터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들었다. 감독은 좋은 선수들이 빨리 합류해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지만, (이 문제는) 지도자가 할 일이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이영하의 장기 이탈을 예상했다.
곽빈과 최원준도 다른 투수들과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감독은 "국내 선발진은 당장 정해놓은 선수가 없다. 마무리 훈련과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보면서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신중하게 답했다.
그래도 가장 유력한 선발 후보는 곽빈이다. 곽빈은 후반기 11경기 5승2패, 66⅓이닝, 평균자책점 2.98로 전반기(3승7패, ERA 4.43)와는 전혀 다른 선수로 탈바꿈하며 가치를 높였다. 최근에는 국가대표 선발투수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올해 후반기의 페이스를 이어 나가면 다음 시즌에도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원준은 후반기에 페이스가 떨어진 문제를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원준은 곽빈과 반대로 전반기는 17경기에서 5승7패, 95이닝, 평균자책점 3.51로 선방했는데, 후반기는 13경기 3승6패, 70이닝, 평균자책점 3.73으로 떨어졌다. 다음 시즌 반등을 위해서는 보완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2자리 이상 새 얼굴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최승용, 박신지, 박소준, 박정수 등을 비롯해 그동안 선발투수로 준비하거나 가능성을 보였던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기회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티비뉴스는 이번 이태원 참사로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