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에 쏟아진 절규…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아요”

구자준 2022. 11. 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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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에이 시작합니다.

저는 동정민입니다.

이태원 참사 당일 112 신고 내역이 공개됐는데요.

참사 시각이 오후 10시15분이었죠.

이미 시민들은 네 시간 전인 6시 대부터 줄곧 압사 위험을 경고하고 있었습니다.

장소도 정확히 참사가 발생한 골목을 지목하고 있었습니다.

오후 8시 경엔 사람들이 밀치고 넘어지고 난리가 났다고, 오후 9시엔 "사람이 죽을 것 같다"는 112 신고가 들어오고요.

오후 10시엔 신고자의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시민들이 이렇게 절규했건만 막지 못한 참사의 사망자는 15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사고 사흘 만에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소방청장이 모두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당시 절박했던 112 신고 내용부터 구자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07명의 사상자가 나온 이태원 참사.

소방에 첫 신고가 들어온 시각은 밤 10시 15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약 4시간 전인 초저녁부터, 위험을 감지한 시민들의 경찰 신고가 쇄도했습니다.

경찰 112 상황실로, 첫 신고가 들어온 건 오후 6시 34분.

신고자는 이때 이미 '압사'라는 단어를 말합니다.

"사람이 내려올 수 없는데 계속 밀려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다"고 신고한 겁니다.

첫 112 신고 1시간 35분 뒤 두번째 신고가 접수됐고, 그 뒤로 24분 뒤, 20분 뒤, 7분 뒤 점차 신고 간격이 짧아지며, 밤 10시 11분까지 11건이 접수됐습니다.

그리고 11건 가운데 6건의 신고에서 '압사' 라는 표현이 9번 등장했습니다.

8시 53분 신고에서는 "압사당하고 있어요"라는 표현까지 나옵니다.

당시 신고 내용은 절규에 가까웠습니다.

'인원이 너무 많아 넘어지고 다치고 있다', '사람들이 길바닥에 쓰러지고 통제가 안 된다'. '대형사고 나기 일보직전이다'라며 참사 위험을 다급하게 알렸습니다.

경찰이 112 신고 내용을 밝히기 4시간 전, 윤희근 경찰청장은 대처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윤희근 / 경찰청장]
"신고 내용을 보면 사고 발생 이전부터 많은 군중이 몰려 사고의 위험성을 알리는 급박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2 신고를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오후에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신고자는 공포감을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죽을 것 같다'고 평상시 말하는 듯이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로서는 다급함이나 절박함을 느끼지 못했다는 취지입니다.

경찰의 112 신고 대처가 부실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에 대한 책임론도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영상취재 : 박희현
영상편집 : 이은원

구자준 기자 jajoonnea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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