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 집값 하락에…'규제풀라' 아우성
인천시가 시내 8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받았다고 1일 밝혔다. 인천 중구·동구·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부평구·계양구·서구 등 8개 지자체가 모두 규제지역을 해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인천은 농어촌 지역 2곳(강화군·옹진군)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조정대상지역이다. 시 차원에서 규제지역을 풀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건 최근 인천 집값 하락세가 심상찮기 때문이다. 인천의 아파트값은 올해 1∼9월 사이 3.18% 떨어졌다. 이는 2012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규제지역 지정을 해제하라"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올 9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7813가구로 8월 대비 55.9%나 늘었다. 이 중 인천 미분양 주택은 1541가구로 전월(1222가구) 대비 26.1% 증가했다. 9월 인천 지역 아파트 매매량은 974건으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1000건을 넘기지 못하기도 했다. 1년 전 매매 거래량인 3184건과 비교하면 무려 70%가량 감소한 수치다.
경기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도내 시군 32곳 가운데 20곳이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대비 지난달 매매 변동률의 경우 경기 의왕시는 -6.28%, 화성시는 -3.61%, 광명시는 -3.19%, 수원시는 -2.7%를 각각 기록했다.
집값이 떨어지다 보니 경기도 미분양 주택은 지난 9월 5553가구로 전월(3180가구) 대비 무려 74.6%나 많아졌다.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도 지난해 9월 1만3997건에서 올해 9월 3285건으로 급감했다. 경기도 과천시 인근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가격이 확 떨어진 급매물이 아니면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경기 구리시의회는 이에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구리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해제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권봉수 구리시의회 의장은 "주택가격 하락과 거래 위축으로 규제 지역 지정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데 해제가 되지 않아 시민들의 경제적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기 고양시의회도 지난 9월 '고양시 조정대상지역 해제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54%로 경기도의 최근 3개월간 소비자 물가상승률 1.06%보다 낮다"며 "조정대상지역 지정 전제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정대상지역은 3개월 동안 주택가격 상승률이 시도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할 때 지정된다. 시의회는 "고양시를 조속히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규제지역 해제 요구가 터져나오는 건 국토부가 이달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겠다고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11월에 부동산 규제지역을 추가 해제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 대출과 세금, 청약 등 여러 분야의 규제가 완화된다. 가령 조정대상지역 이상의 규제를 받는 지역에서는 다주택자가 집을 살 때 주택담보대출을 전혀 받을 수 없다. 하지만 규제가 해제되면 다주택자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완화된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 30~50%로 제한받던 LTV 규제가 보다 완화된다. 취득세 중과나 종합부동산세 추가 과세 등 불이익도 줄어든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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