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당음료, 우리 몸에 얼마나 나쁠까?
지난 20년간 국민의 섭취량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식품군은 음료류이다. 특히 최근 10년간 음료류 섭취량은 2011년 119g에서 2020년 230g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2020년 기준 주당 섭취빈도가 가장 높은 음료는 탄산음료이며, 주당 평균 2.1회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당음료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당음료가 우리 몸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하루 한 번 이상 마시면 6년 후 내장지방 30%↑"
가당음료를 하루 한 번씩만 지속적으로 마셔도 내장지방이 크게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국립심폐혈연구소(National Heart, Lung and Blood Institute) 캐럴라인 폭스(Caroline Fox) 연구팀이 1,003명을 대상으로 가당음료 섭취 빈도와 내장지방을 측정 비교한 결과, 탄산음료를 하루에 한 번 이상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내장지방량이 30% 더 많았다. 또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내장지방량이 7%가량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 학술지 ‘순환(Circulation)’에 게재됐다.
"매일 한 잔 이상 마시면 간암 걸릴 확률 78% 더 높아"
매일 한 잔 이상의 가당음료를 섭취하면 간암 발병률이 높아진다. 미국 하버드 T.H.챈 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연구팀은 가당음료 섭취가 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50~74세 여성 9만50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매일 한 잔 이상의 가당음료를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간암에 걸릴 확률이 78% 높았다. 연구팀은 “가당음료 섭취는 인슐린 저항성과 간의 지방 축적에 기여해 간 건강에 좋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본 연구는 ‘미국영양학회저널(Nutrition)’에 게재됐다.
"하루에 2캔 이상 마시면 심장병 위험이 2배"
미국 에모리대학교(Emory University) 연구팀은 첨가당과 사망에 관한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45세 이상의 1만7,930명을 6년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가당음료를 많이 섭취할수록 심근경색, 심장마비, 심부전 등의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증가했다. 특히 하루에 2캔 이상 가당음료를 마시면 심장병 위험이 2배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2018년도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연례 모임에서 발표됐다.
"청소년기 가당음료 섭취량 하루 1캔 증가할 때마다 대장암 위험 32%↑"
미국 워싱턴의과대학교(Washingto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에서 진행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2캔 이상의 가당음료를 섭취하는 젊은층은 대장암 발병 위험이 2.2배 가량 높았다. 특히 성장에 중요한 나이인 13~18세 청소년의 가당음료 섭취가 하루 1캔 증가할 때마다 50세 이전에 대장암이 발생할 위험이 32%씩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가당음료가 발생 위험을 높이는 암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연구팀은 1982년 기준 암이 없는 93만4,777명을 대상으로 가당음료 섭취와 20가지 종류의 암으로 인한 사망률간의 연관성을 34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하루에 가당음료 2캔 이상 마시는 사람은 아예 마시지 않는 사람 대비 결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9%, 신장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17% 높았다.
"가당음료, 노인에게 특히 더 해롭다"
가당음료가 노인에게 특히 더 해롭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자치대학교(Universidad Autonoma de Madrid) 연구팀은 가당음료나 인공감미료가 들어있는 음료를 자주 마시는 노인은 노쇠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노쇠는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 아닌 비정상적인 노화과정을 의미한다. 60세 이상의 여성 노인 7만1,935명을 대상으로 22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한 결과 가당음료를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노인은 노쇠 위험이 32%, 인공감미료가 함유된 음료를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노인은 28% 높았다.
당류 함량이 가장 높은 음료는?
국내 시판 음료 중 제품 1개당 당류 함량이 가장 높은 음료는 탄산음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정 용량(100mL) 당 당류가 가장 많이 들어있는 음료는 과일주스였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연구팀이 시판된 음료 제품 총 925종의 당류 함량을 조사한 결과, 탄산음료는 제품 1개당 당류 함량이 22.6g로 가장 높았으며, 과채음료(21.0g), 혼합음료(19.1g)가 뒤를 이었다. 제품 100ml 당 당류 함량은 ▲과일주스(10.6g) ▲과채음료(9.2g) ▲인삼·홍삼음료(8.5g) ▲혼합음료(8.3g) 순으로 높았다.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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