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취소에 실거래가 하락까지… 오세훈표 `최고 50층 재건축`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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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정부의 잇따른 재건축 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월 기존 35층 높이 제한 규제를 허물고 최고 높이 50층 재건축을 허용하기로 한 잠실주공 5단지에서도 계약 취소·가격 하락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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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매수 문의 특별히 안 늘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정부의 잇따른 재건축 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월 기존 35층 높이 제한 규제를 허물고 최고 높이 50층 재건축을 허용하기로 한 잠실주공 5단지에서도 계약 취소·가격 하락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 아파트는 지난달 26억76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9월 실거래 가격(29억5000만원)보다 5억원 이상 떨어진 것이다. 올 6월에는 같은 평수 아파트가 31억85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한 뒤 거래를 취소한 사례도 있었다. 매수 희망자가 계약금 3억원을 포기하고 계약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 단지 인근 잠실 리센츠 아파트 단지에서도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 아파트는 지난 9월 22억원에 팔렸다가 계약 해지됐다. 이 단지 같은 크기 아파트는 지난 4월 26억5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현재는 19억원대 매물도 실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계약 취소·가격 하락이 잇따르면서 시장 매물은 적체되는 양상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잠실주공5단지 매물은 총 228건으로, 전년 동기(40건)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잠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통상 최고높이 제한 해제 등 재건축 규제 완화가 발표되면 인근 단지들까지 가격이 상승하기 마련인데 현재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다"며 "아파트를 팔아달라는 문의는 많은데 사겠다는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특히 큰 것은 일반 아파트보다 금리 상승 영향을 더 받기 때문이다. 통상 재건축은 실거주보다는 투자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데, 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 수익률은 낮아지고 불확실성은 커지는 상황이 이어지게 된다. 또 올해초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건설 원자재 값이 급등한 것도 재건축 단지의 사업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둔촌주공을 포함한 재건축 대어들은 원자재 값 상승 영향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예상보다 늘어난 상태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재건축 아파트는 실거주보다는 투자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 금리 상승 영향이 다소 큰 편"이라며 "건설 원자재 급등으로 인해 수익률 계산이 불명확해진 것도 재건축 단지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 이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가격도 지속 하락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미도 1차 전용 84㎡는 올해 4월 28억원에 거래됐지만, 9월 3억원 이상 낮은 24억7200만원에 거래됐다. 또 지난달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9년 만에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지만 매수 문의는 거의 늘지 않았다. 공인중개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은마아파트 재건축 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지만 매수 문의가 특별히 늘진 않았다"며 "정부가 최근 LTV(담보인정비율) 대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지만, 수요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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