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외동딸 이름 목메어 불렀다…이태원 참사 눈물의 발인

서혜미 2022. 11. 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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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아침 7시50분, 경기도 고양 서울시립승화원.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김아무개(26)씨의 아버지가 딸의 관을 건물 안으로 들여보내며 오열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 추모관에서는 이아무개(26)씨의 발인식이 가족과 친구, 친지 5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수됐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도 이날 아침 8시께 김아무개(24)씨의 발인식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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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희생자 156명 가운데 67명 발인 마쳐
이태원 사고 사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1일 오후 한 시민이 써놓은 카드가 국화꽃 속에 묻혀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1일 아침 7시50분, 경기도 고양 서울시립승화원.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김아무개(26)씨의 아버지가 딸의 관을 건물 안으로 들여보내며 오열했다. 언니의 영정을 안고 앞서던 동생과 뒤따르던 어머니, 고인의 친인척·친구 등 약 20명도 흐느끼며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 만인 이날 희생자들의 발인이 전국 장례식장에서 시작됐다. 김씨의 유족들은 이날 새벽 6시, 경기도 부천성모병원에서 발인식을 마친 뒤 승화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침 7시52분, 유족들은 고별장 유리 너머로 고인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했다. 하얀 커튼이 내려가자 유족의 울음소리는 다시 커졌다. 지난 29일 밤 10시께 “집에 간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김씨는 사흘이 지난 이날 아침 9시가 지나 황금색 보자기에 싸인 유골함에 담겨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고인의 작은아버지인 김아무개(53)씨는 “자식이 어린 나이에 가버렸는데 (부모가) 정신이 온전할 수 있겠느냐. 이제 막 꽃피는 나이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약 1시간이 걸리는 화장 절차를 기다리는 김씨의 유족 대기실에는 침묵과 한숨, 코 훌쩍이는 소리만 들렸다. 유족 대기실 5m 거리에 있는 복도 의자에선 이태원 참사를 소재로 대화가 한창이었다. 검은 상복을 입은 한 여성은 “지인의 아들이 대학생인데 그날 이태원에 놀러 간다고 했다더라. 자다 일어나서 참사 소식을 본 지인이, 아들이 들어왔는지 확인해보니 다행히 들어와서 자고 있었다더라”고 했다. 상주 완장을 찬 중년 남성은 그 말을 듣고선 “홍대 핼러윈 축제도 취소됐다는데 나는 그동안 핼러윈이 뭔지도 잘 몰랐다”고 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서울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 추모관에서는 이아무개(26)씨의 발인식이 가족과 친구, 친지 5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수됐다. 발인 50여분 전부터 빈소를 찾아 이씨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 친구와 친지들은 운구가 시작되자 울음을 쏟아냈다.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이씨의 부모는 먼저 가버린 외동딸의 이름을 부르며 쓰러질 듯 운구차에 탑승했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도 이날 아침 8시께 김아무개(24)씨의 발인식 진행됐다. 현장에는 관내 경찰 20여명이 나와 대기했다. 장례 기간 내내 빈소를 지킨 김씨의 친구들은 빈소에 남아있던 과자 등을 정리하며 차분히 김씨를 떠나보낼 준비를 했다. 김씨의 운구차량으로 보이는 검은색 리무진과 김씨의 가족과 지인들이 탄 것으로 보이는 흰색 버스가 차례로 장례식장 지하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경기 고양시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이날 오후 1시30분께 이아무개(22)씨의 발인이 진행됐다. 장지인 서울시립승화원으로 이동하기 전 이씨의 부모로 보이는 두 사람이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대성통곡했다. 이씨의 관을 운구차에 싣는 동안 울음소리는 계속됐다.

같은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최아무개(26)씨의 발인도 이날 오후에 이뤄졌다. 20∼30명의 유족들은 얼굴을 찡그린 채 눈물로 범벅된 모습으로 입관실을 빠져나왔다. 이들 중 한 남성이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이기 힘겨운 듯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크게 울자 옆에 있던 여성이 팔을 뻗어 남성을 부축하기도 했다.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입관식이 이뤄진 장례식장 지하1층 복도에 울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까지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6명 가운데 68명이 발인을 마쳤다고 밝혔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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