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4분 전까지 '압사' 우려 신고 11번…경찰 뭐했나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박정환 기자
[앵커]
이번 이태원 참사 직전에 다수의 112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고 내용들은 이미 위기 상황이라고 다급하게 외치고 있었습니다. 왜 경찰의 현장 대응이 없었던 건지 아직도 답답하기만 합니다.
경찰청에 나가있는 박정환 기자 연결합니다. 박기자! 오늘 윤희근 경찰청장이 참사 나흘만에 대국민 사과를 했네요?
[기자]
네 윤희근 경찰청장은 오늘 오전 11시 30분 경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나흘 만인데요. 이번 참사를 두고 경찰의 부실 대응 논란이 일자 직접 입장 발표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경찰 부실 대응 그냥 일반적인, 어떤 전반적인 책임을 언급한 게 아니라 구체적인 부실 대응 정황이 확인된 거죠?
[기자]
네 윤 청장은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현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다수 있었던 점을 확인했다면서 처리하는 현장의 대응은 미흡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앵커]
당시 112신고 내용을 경찰에서 공개 했습니다. 어떤 내용들이었나요?
[기자]
일단 사고 당일 참사가 발생한 시각인 오후 10시 15분 이전 사람이 너무 많아 우려가 된다는 내용의 112신고는 총 11건이었습니다.
신고 내용을 자세히 보면 첫 접수시간은 오후 6시 34분 해밀톤호텔 부근으로 "좁은 골목인데 클럽에 줄서있는 인파와 이태원역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엉켜서 잘못하다 압사당할 것 같다. 조치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그로부터 1시간 30분쯤 후인 오후 8시 9분에는 이태원 3번 출구 맞은 편에서 사람들이 너무 많아 넘어지고 다치고 난리라며 정리를 해달라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20분 후에는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 주점 인근에서 사람들이 너무 몰려 쓰러지고 통제가 안된다는 신고가 들어왔고요. 그 후로 '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가 계속해서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제가 경찰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압사당할 것 같다는 그 표현이 몇 번이나 나오는지 세어봤더니. 신고자가 직접 언급한 압사라는 표현만 9번 나옵니다.
[기자]
네 사고가 일어나기 4분 전까지 비슷한 신고가 들어왔고 모두 참사가 발생한 현장 인근이라는 점에서 경찰의 총체적 부실 대응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다른 신고내용도 좀 읽어드리면 "너무 소름끼쳐요. 올라오는 그 골목이 굉장히 좁은 데 이태원 역에서 내리는 인구는 다 올라온다. 거기서 빠져나오는 인구와 클럽에 늘어선 줄하고 섞인다. 통제를 좀 해달라" 이렇게 신고를 받고도 경찰은 대체 무엇을 한 겁니까.
[기자]
경찰 설명에 따르면 신고된 11건 중 현장 출동 종결은 4건, 전화 상담 종결은 7건이라 합니다. 현장 출동, 전화 상담 기준은 현장경찰관이 판단한다는 설명이고요. 신고 내용은 시도경찰청 112 상황실로 접수됐고 가장 가까운 경찰서로 하달됐다고 합니다.
경찰은 현장 처리와 전화 상담 종결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지 감찰을 통해 파악해본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경찰의 부실 대응이 확인됐는데 앞으로 경찰은 어떻게 한다는 입장입니까.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오늘 브리핑에서 강도 높은 감찰과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잠시 발언 들어보시죠.
[윤희근 경찰청장]
"예외 없이 강도 높은 감찰과 수사를 신속하고 엄밀하게 진행하겠다…제 살을 도려내는 '읍참마속'의 각오로 진상 규명에 임하겠다"
[기자]
한 마디로 내부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는 식으로 칼을 내부로 돌리겠다는 건데요.
이미 서울청에 수사본부가 꾸려져 있지만 이제는 경찰청 차원에서 특별수사본부를 가동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특수본은 손제한 경남경찰청 창원중부서장을 본부장으로 총 501명으로 구성됩니다.
감찰과 수사 상황에 따라 내부 칼 끝이 윗선으로 향할 수 있기에 향후 진행 상황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이정도 신고내용이 나온 것만 해도 국민들의 충격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당장 윗선의 책임소재는 어떻게 될까요?
[기자]
윤 청장은 오늘 브리핑에서 사퇴 요구에 대한 질문에 조사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처신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경찰청에서 CBS뉴스 박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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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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