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사흘만에…행안장관·경찰청장·소방청장 일제히 사과

이다온 기자 2022. 11. 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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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사흘만에…행안장관·경찰청장·소방청장 일제히 사과
이상민 "국가는 국민안전에 무한책임…심심한 사과"
경찰청장 "사고 직전 112신고 여러건…현장대응 미흡" 인정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현안 보고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묵념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희근 경찰청장, 이 장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겸 차장. 사진=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참사' 관련 입장을 표명을 표명하며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30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 발생 사흘 만인 1일 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대처가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보고에서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더욱 사고 수습과 사고 원인 규명에 주력을 하고 대형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혼신의 힘과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국민 여러분께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장관은 지난 30일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고 면피 발언해 질타를 받은 것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경찰의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섣부른 추측이나 예단은 삼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말씀드린 것이지만,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이 장관과 함께 국회 현안보고에 참석한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는 "초기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구조 및 구급대원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현장 대응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했으나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남 직무대리는 "경사진 좁은 골목에서 많은 구조 대상자들이 층층이 얽혀 있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구조 대상자들을 골목 양쪽으로 분리 이동시켜 구조하고 응급 처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면서 당시 구조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오전 윤희근 경찰청장도 서울 서대문구 경찰구청에서 '이태원 사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윤 청장은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상을 입은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큰 충격을 받은 국민께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부분에 대해 예외 없이 강도 높은 감찰과 수사를 신속하고 엄밀하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청장은 참사 직전 다수의 112 신고를 접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대응으로 사고를 막지 못했다며 관련 내용을 언론에 소상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독립적인 특별기구를 설치해 투명하고 엄정하게 사안의 진상을 밝히겠다"며 신고를 받고 제대로 조치했는지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청장은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관계기관들의 유기적 대응에 부족한 점이 없었는지 원점에서 면밀히 살펴보고 구조적 문제점을 찾아내겠다"며 "이번 사고가 사회 전반의 안전시스템을 총제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정부 차원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도 이날 공식입장문을 통해 "관내에서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박 구청장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자식을 잃은 유가족을 생각하면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지금은 사망자와 유가족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기간이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수습에 힘쓰겠다"며 "수습이 완료되면 구청 차원에서 사전 대응에 미흡한 점이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향후 면밀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 구청장은 사고 직후 모든 SNS 계정을 비공개나 삭제 처리했다. 지난 30일 오후 6시쯤 "사상자 가족께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린다"며 첫 입장문을 냈지만 사과의 표현은 없었다. 뒤늦은 박 구청장의 입장 표명과 내용에 비판 여론이 일자 용산구는 같은 날 오후 9시 30분쯤 '사고 수습이 우선이라는 구청장의 신념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구청장은 전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며 이태원 핼러윈 행사는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니라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서울 용산경찰서를 상대로 감찰에 착수했다. 핼러윈 축제를 관리할 경찰력 투입 계획 등 전반적 준비 상황을 확인해 사고 당일 용산경찰서의 안전관리 조치가 적절했는지 등을 따질 계획이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사망자 156명, 부상자 151명으로 총 307명이다. 이중 내국인은 130명이고, 수도권 거주자는 107명이다. 외국인 사망자는 2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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