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절친' 무히카 "이번 브라질 대선, 좌우 아닌 민주와 권위주의 대결"

최서윤 기자 2022. 11. 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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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히카(87) 전 우루과이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이번 브라질 대선에 대해 "좌파와 우파가 아닌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간 대결이었다"고 평가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진 무히카 전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77)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과 막역한 정치적 동지로, 결선투표 전날인 지난 29일 브라질로 출국해 개표 때까지 곁을 지킨 뒤 이날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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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역한 사상적 동지…브라질 대선 결선투표 전날부터 줄곧 룰라 곁 지킨 뒤 귀국
"급진 아닌 사회민주주의, 좌우 양쪽서 공격받아도 복지국가 실현 중요"
호세 무히카(왼) 전 우루과이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브라질 대선 결선 전날인 지난 29일 상파울루 기자회견장에 함께 선 모습. 2022. 10. 29.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몬테비데오=뉴스1) 최서윤 기자 = 호세 무히카(87) 전 우루과이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이번 브라질 대선에 대해 "좌파와 우파가 아닌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간 대결이었다"고 평가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진 무히카 전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77)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과 막역한 정치적 동지로, 결선투표 전날인 지난 29일 브라질로 출국해 개표 때까지 곁을 지킨 뒤 이날 귀국했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귀국길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민주주의는 그 형식이 유지되더라도 실행 과정에서 침해될 수 있고 바로 그것이 브라질에 도사려온 위험이었다"며 "이것이 사람들을 결집해 사상 가장 정치적으로 대결적인 정치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룰라는 이것을 이겨냈을뿐만 아니라 분명히 아주 특별하리만큼 훌륭한 사람"이라며 룰라 당선인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또 "브라질은 과거 아프리카에서 설탕과 담배 농장 노예로 와 뿌리 내린 이들이 전파한 조화의 문화가 있고 그것이 브라질 문화에 강력한 흔적으로 남아 있다"며 "브라질에 유일한, 즐겁게 시위하는 '삼바의 정치적 표현', 브라질 특유의 문화가 룰라의 복귀와 함께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브라질 최고선거법원(TSE)이 발표한 2022년 10월 31일 자정 무렵 기준 대선 결선 100% 개표 예비 결과. ⓒ News1 최서윤 기자

브라질 최고선거법원(TSE)에 따르면 지난 30일 치러진 대선 결선 개표가 100% 이뤄진 결과 룰라 당선인은 50.9%의 득표율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 상대 후보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9.1% 득표해 1.8%포인트(p)차로 석패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번 선거 관련해 패배 인정이든 불복이든 아직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무히카 전 대통령은"이는 중남미의 문화적 전통을 깨는 것"이라며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행동이 전염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룰라 당선인은 2003~2010년 중남미 지역 좌파 정부 출범 물결 '핑크 타이드' 전성기 두 차례 집권하며 브라질과 중남미 전역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2005년 우루과이에 출범한 사상 첫 좌파 정부의 바통을 이어받아 2010년 당선, 2015년까지 집권했다. 세계 최초로 추진한 대마 합법화 정책이 유명하며, 소탈하고 검소한 행보로 전 세계의 존경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정치적으론 급진 계열의 사회민주주의자로 분류되지만, 실제 정책 추진에선 실용적인 면모를 보인 공통점도 있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상파울루에서 룰라 당선인 곁을 지키던 중 BBC 스페인어방송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선 "룰라는 "복지국가를 위한 투사다. 즉 브라질 경제가 더 잘 작동하고 분배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좌우 모두에서 비판을 받게 될 수 있지만, 이 역사의 단계에서 사회민주주의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의 막역한 사상적 동지로 알려진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카라스코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2. 10. 31. ⓒ News1 최서윤 기자

국제사회에서 이번 브라질 대선을 바라보는 중요한 포인트는 중남미 지역에서 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속속 들어선 좌파 정부 출범 물결, '제2 핑크 타이드'다. 이전 룰라 정부와 무히카 정부가 속했던 첫 물결의 두 번째다.

이와 관련, 무히카 전 대통령은 "세계는 그 때와 완전히 다르다. 우리는 잔혹한 시대적 변화의 새벽에 서 있다"며 "(당시엔 발전에 있어) 자본과 개발이 중요했다면 지금부터는 지식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많은 경제적 자원이 투자돼야 한다. 로봇, 기계, 의사 없는 수술 현장 이런 세상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틴 아메리카에서 좌우 분열을 막고 단결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우리를 방어하지 않으면 우리는 부유한 세계에 의해 청산당할 것"이라며 "우리는 전략적 인내를 갖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룰라 새 정부 출범 이후 중남미 미래 관련 전망'을 묻는 <뉴스1>의 추가 질의에 "중남미 단결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아프리카 커뮤니티와의 협력도 중요하다"며 "룰라는 그것을 해낼 걸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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